日징용 배상안 與-野 연일 충돌… 피해자 “굶더라도 배상 안 받아”

윤석열 정부가 밝힌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제3자 변제안에 대해 여야가 연일 맞붙는 모양새다.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는 "이 정부는 뭐하는 정부인가"라며 정부안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 與 "동북아 미래·한일 외교 정상화 필요… 한미일 군사협력도 고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안이 국민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음을 안다"며 "그럼에도 동북아 미래와 한·일관계의 미래를 위해서 지금 정부가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북핵 위기가 대두되는 만큼 한·미·일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면서 "이러한 점들을 고려했을 때 이번 윤 정부의 외교적 방안이 미래를 향한 불가피한 선택임을 국민들이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국의 이번 외교적 조치로 인해 미국과 EU 등도 환영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는 나라를 미래로 이끌기 위한 제대로된 선택임의 방증"이라고 밝혔다.

◆ 野 "윤 정부가 기대한 일본 호응 짓밟혀… 한·일 정상회담에서 4가지 관철해야"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국이 일방적으로 양보하면 일본이 성의 있게 호응할 것이라고 기대한 윤 정부의 순진한 기대가 짓밟히는 중"이라며 "가해자 일본은 자존심까지 챙기고 피해자 대한민국은 굴욕감이 따르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실은 오는 16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한일신협력공동선언' 발표 가능성을 언급했다"며 "이는 안보 문서를 수정해 가며 군사 대국화를 공식화하는 일본에 날개 달아주는 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진정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면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 최소한 다음 네 가지는 일본에 제대로 요구해야 할 것"이라며 "한국의 4대 요구를 통해 대일 관계에서 굴욕 외교를 막고 국익을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가 이날 주장한 '한국의 대일 4대 요구'는 각각 ▲일본 수출규제 해제 전까지 지소미아 정상화 유예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배출 계획 철회 ▲일본 독도영유권 주장과 도발 중단 요구 ▲마라도 남도의 7광구 점유권 의제 삼기 등이다.

◆ 피해자 "굶어 죽는 한 있어도 정부의 제3자 변제안 수용 않을 것"

한편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는 지난 13일 야당 단독으로 소집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해 "대통령 보고 옷 벗으라고 하고 싶다"고 질타했다.

양 할머니는 "대통령은 우리 동포가 편안히 살 수 있도록 나라 잘 이끌어가는 게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정부가 이런 해법을 내놓으면 우리 동포들이 마음 편히 살지 못할 것"이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나는 굶어죽는 한이 있더라도 우리 정부의 제3자 변제안을 통한 돈을 안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