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초과 근무 시간에 대한 보상 받지 못해"
"'MZ세대, 69시간제 도입은 분노의 촉발제로 작용"
"장시간 노동으로 유명한 일본 노동시간보다 길어"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주69시간 노동시간 개편안 폐기 촉구 기자회견에서 한국노동조합총연맹 김동명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3.3.16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주 최대 69시간 근무제 추진을 두고 한국 'MZ세대'의 반발에 대해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WP는 17일(현지시간) '한국 정부는 주 69시간 근무제를 원한다. 청년층은 반발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청년층의 반발로 한국 정부가 이례적으로 주 69시간 근무제 도입 결정을 재검토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앞서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69시간 근무제'가 여론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자 윤석열 대통령이 재검토를 지시하면서 전면 재검토 수순을 밟게 됐다. 이에 따라 주 최대 근로시간을 52시간보다 많은 50시간 중후반대로 늘리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WP는 한국의 법정근로시간은 주 40시간이고 연장근로는 주 최대 12시간으로 허용됐지만, 20~30대 근로자들은 실제로 초과 근무 시간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WP는 "20~30대들의 인터뷰 결과 고용주들이 회사에서 야근 대신 저녁에 집에서 잔업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WP는 주당 근무시간이 70시간을 넘는 회사원 임모 씨(30세)와 주 80시간을 근무하는 의료계 연구원 대니얼 김(35세)의 사례를 언급하며 초과 근로에 시달리는 수백만 'MZ세대'에게 최장 69시간제 도입은 거대한 분노의 촉발제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사진=미국 워싱턴포스트(WP) 캡처
또 현재 한국의 연간 평균 근로시간은 1915시간으로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과로사'가 고질적 사회문제로 떠오른 일본의 지난해 평균 노동시간(1607시간)보다 길다고 전했다.
일본 가큐슈인대학의 모리시마 모토히로 교수는 WP와 인터뷰에서 "한국은 근로시간이 아니라 생산성을 높이는 것을 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선 고려대 교수는 "일거리가 많아지면 신규채용을 해야한다. 그러나 고용비용을 부담스러워하는 기업들로서는 이 방식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WP는 장시간 근로가 저출산 문제와도 연결된다고 강조했다. 레이 쿠퍼 시드니대 교수는 "장시간 노동은 일과 육아의 충돌로 이어진다"면서 "한국의 노동시간은 세계 최고 수준인데 이는 자랑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