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2억 들여 3차례 자사주 매입 불구 주가 방어 실패
현금 고갈되는 중에도 두 차례 중간 배당해 유동성 악화
◆…IMM PE가 입주한 강남파이낸스센터. 사진=임민원 기자
사모펀드 운용사 IMM PE가 가구·인테리어업체 한샘을 인수한 이후 한샘 주가가 폭락하자 자사주를 매입해 주가를 띄우려고 애썼지만 주가 방어엔 실패하고 보유 현금만 고갈시킨 것으로 드러나 주주들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IMM PE의 한샘 자사주 매입 '흑역사'는 한샘 경영권 인수 초기부터 시작된다.
한샘은 2021년 11월 22일 주가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취득 결정 공시를 했다. 2021년 11월 29일부터 2022년 1월 17일까지 300억원을 투입해 32만여 주, 평균 매입 단가 9만2243원에 사들였다. 취득 후 자사주 지분은 28%, 659만여 주로 늘어났다.
이어 작년 3월 28일에서 4월 29일까지 271억원을 투입해 자사주 33만여 주를 평균 8만348원에 매입했다. 지난번 평균 매입가보다 1만원 가량 떨어졌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5월 16일에서 6월 30일까지 511억원으로 74만여 주를 매입했다. 평균 매입가는 지난 3월보다 1만원 이상 떨어진 6만9015원이다. 세 차례 주가 방어를 위한 자사주 매입에서 한샘은 1082억원의 내부 유보자금을 쏟아부었지만 주가 하락세를 막지 못했다.
이에 따라 2022년 7월 자사주 누적 잔고는 767만8487주로 전체 주식의 32.63%, 금액으로는 2897억원에 이르고 있다.
그럼에도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 4일 종가는 5만400원으로 마지막 자사주 매입 평균가 6만9015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자사주 매입에 현금이 투입된 데다 2022년 3분기, 4분기 연속 영업손실(합 339억원)까지 겹쳐 현금흐름이 눈에 띄게 나빠졌다.
한샘의 현금흐름표에서도 현금성 자산이 줄어들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2022년 3분기 누계 현금흐름에서 자기주식 취득으로 887억원, 배당금 지급으로 324억원 등을 지출해 분기말 현금성 자산은 366억원으로 줄어들었다. 2021년 3분기 말 현금성 자산 725억원에 비해 절반 가량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샘이 자기주식을 매입했지만 주가 방어에는 실패하고 현금성 자산만 고갈시켰다는 조세일보의 지적에 대해 IMM PE는 "자사주 매입은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실행한 것으로, 적정가격 이하에서는 자사주 매입으로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공시한 바대로 일관되게 추진하고자 했다"고 답변했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한샘은 하임 등 인수기업(SPC)들이 인수금융 이자를 지급할 수 있도록 중간 배당을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
지배주주인 하임, 하임1, 하임2(지분율 합 27.72%)에게는 90억원 남짓 배당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지배주주의 인수금융이 7000억원이고 이자율이 5%라면 매월 29억원의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 처지다. 90억원은 3개월치 이자에 불과해 지배주주들도 곤경에 처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금액으론 1조4천여억원에 달하는 투자금 배당과 인수금융 이자 지급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배당으로 인수금융 이자 지급에도 벅찬 것은 지나치게 차입(인수금융)에 의존한 인수가 아니냐는 조세일보의 서면질의에 IMM PE는 "2022년 1분기 및 2분기 배당은 영업이익 및 자산처분에 따른 유휴 현금을 재원으로 한 것"이라며 핵심을 피해가는 답변을 해왔다.
기업인수 전문가들은 "한샘과 같이 기업 인수 후 주가 방어를 위한 자사주 매입은 경기침체와 더불어 피인수기업의 현금을 고갈시켜 더 어렵게 만들고 이로 인해 피인수기업의 주가를 떨어트리는 악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며 "지나친 고가 인수는 피인수기업, 투자자, 인수금융 대출기관 모두를 멍들게 할 수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