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용의자 모두 검거…김광호 청장 "배후까지 철저히"

경찰이 강남 대치동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의 네 번째 용의자를 검거했다.

7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전날인 6일 오후 11시 50분쯤 대구에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네 번째 용의자 A 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6시께 일당 4명은 2명씩 짝을 이뤄 강남구청역과 대치역 인근 학생들에게 필로폰 등 마약 성분이 들어있는 음료수를 마시게 했다. 이들은 구매 의향 조사라며 피해 학생 부모 전화번호를 받아냈다. 이후 피해 학생 부모들은 "자녀가 마약을 복용해 신고하겠다", "학교에 알리겠다" 등의 협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음료를 마신 자녀의 몸에 이상이 생겼다는 신고를 받은 서울 강남경찰서는 CCTV와 피해자 진술을 토대로 용의자들을 추적해 지난 5일 40대 B 씨를 검거했다. 이후 일당 중 20대 C 씨와 D 씨는 경찰에 직접 자수했다.

용의자들은 "마약 성분이 들어있는 음료인 줄 몰랐다. 인터넷에서 아르바이트 모집 광고를 보고 지원했다"는 등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경찰은 이들의 배후를 추적 중이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사안의 중요성 등을 고려해 사건을 강남서에서 이관받아 직접 수사에 나섰다.

이날 오후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서울 마포구 서울청 마약범죄수사대(마수대)를 직접 방문해 "강남 학생들을 상대로 한 마약 사건에 대해 엄중한 생각을 갖고 있다"며 "강남서에서 수사한 것을 광역수사대로 이관해 그 배후까지 철저하고 신속하게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법이 보이스피싱과 유사한 점이 있어 금융수사대까지 투입했다"며 "서울경찰청은 차장을 단장으로 해 3월부터 시작한 마약 단속을 좀 더 체계적으로 점검할 것이고 서울중앙지검과 충분히 협의해 마약 범죄를 뿌리 뽑겠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강남 학원가 마약 관련 사건에 대해서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향후 수사차장 중심으로 범 마약단속 추진 체계를 설치하는 것을 적극 검토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6일 윤석열 대통령은 "마약이 고등학생들에게까지 스며든 충격적인 일"이라며 "수사 역량을 총동원해 마약의 유통·판매 조직을 뿌리 뽑고 범죄 수익을 끝까지 추적해 환수하라"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