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력 갖춘 영업달인'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목표는 '리딩금융'

"국내 1등을 넘어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으로 성장시키겠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지난해 3월 회장 취임 후 밝힌 목표다.

함영주 회장은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정태 전 회장의 뒤를 이어 하나금융지주 회장으로 선임됐다. 지난 10년간 하나금융 수장 자리를 지켰던 김정태 전 회장은 고문으로 물러났다.

함영주는 취임 되자마자 별도의 취임식을 생략하고 첫 행보로 집무실 대신 강릉과 울진 등 산불 피해가 컸던 동해안 지역을 택했다. 철저한 현장주의자로서 '현장에 답이 있다'는 철학을 실천한 행보였다.

그는 당시 '동해안 산불 피해 지역 현장'을 몸소 방문하면서 "오미크론 확산 등 코로나19 장기화로 대내외 경제 환경이 어려운 가운데 동해안 지역에 큰 산불 피해가 발생해 이들 지역사회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인지 고민했다"며 "현장에 답이 있다. 현장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고 경영에 반영함으로써 형식보다는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현장 우선 금융 지원'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함 회장 취임 후 하나금융은 고객과 직원, 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했다. 40여 년간 금융 현장에서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 등을 통해 '함께 성장하며 행복을 나누는 금융'이라는 그룹의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한 걸음 더 다가서고 있다.

영업 전국 1위 달성 등 '실무 경험이 뛰어난 경영자' 평가

금융권에서는 상고를 나와 일반행원 출신으로 은행장까지 오른 함영주를 입지전적인 인물로 입을 모았다. 주로 영업 현장에서 경력을 확장시키며 '영업의 달인'으로도 불렸다.

1956년(67세) 충남 부여에서 태어난 그는 강경상고를 졸업한 후 1980년 서울은행에 입행하면서 금융인으로서 첫 발을 내디뎠다. 2002년 서울은행 수지지점장을 지낸 뒤 서울은행과 하나은행 통합 후 하나은행 분당중앙지점장과 가계영업추진부장을 거쳤고, 남부지역본부장·충남지역본부장·대전지역본부장을 역임했다.

2013년부터 하나은행 충청영업그룹 부행장을 지내며 영업현장을 진두 지휘했다. 당시 영업실적 전국 1위에 성과를 달성하면서 입지는 더욱 단단하게 굳혀졌다. 경력 대부분을 현장에서 보낸 셈이다.

함영주는 2015년 9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직후 초대 은행장이 됐다. 당초 세간의 예상을 뒤엎고 초대 KEB하나은행장으로 선임된 것도 뛰어난 성과 덕분이었다. 그룹 내부에서도 '실무 경험이 뛰어난 경영자'라고 평가했다.

함영주는 2019년 3월까지 3년 7개월동안 은행장으로서 괄목한만한 성과를 냈다. 통합 초대 은행장 시절이던 2016년 6월 전산통합과 교차발령 시행 등으로 양 은행이 시너지를 끌어올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그 결과 하나은행의 순이익은 2015년말 9699억원에서 2021년말 2조5704억원으로 165%나 신장했다.

재임기간 중인 2019년 하나금융 부회장에 올랐다. 2022년 3월 김정태 전 회장 뒤를 이어 지주회장 직에 선임되면서 마침내 고졸 신화의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亞 최고 금융그룹 도약 위한 3대 전략·사회적 가치 실현 방향 제시

함영주 회장은 취임사에서 아시아 최고 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3대 전략과 사회적 가치 실현 방향을 제시했다.

'강점 극대화와 비은행 사업 재편'과 '글로벌 리딩금융그룹 위상 강화', '디지털 금융 혁신'을 3대 전략으로 꼽았다.

하나금융만의 강점 극대화를 통해 대면 채널이 가진 휴먼터치의 장점과 디지털 채널 혁신을 통해 온·오프라인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옴니채널을 구현하고 자산관리 및 기업금융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또한 ▲은행과 증권 중심의 양대 성장엔진 완성 ▲카드, 캐피탈, 보험을 주력 계력사로 양성 및 경쟁력을 강화하고 더 나아가 ▲비은행사업 부문 M&A 및 그룹 내 관계사간 기업금융 협업 강화를 통해 비은행 사업포트폴리오를 재편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글로벌 리딩금융그룹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서 아시아 지역 중심의 현지화를 한층 강화하고 비은행 부문의 글로벌 진출을 확대해 나갈 방침을 세웠다.

이를 위해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아시아 고성장지역의 M&A와 지분투자를 확대하고 미주·유로존 등 선진시장에서는 국내 진출 기업과 연계한 IB와 기업금융을 강화해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으로 성장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아울러 그룹 내부와 외부의 역량을 하나로 연결하는 개방형 디지털 혁신을 통해 '손님 중심', '사람 중심'의 '금융 플랫폼 회사'로 거듭날 것도 천명했다.

함영주는 디지털 인재 육성 및 적극적 투자와 내재화로 기술역량을 강화하고 혁신 스타트업 투자와 개방형 API 플랫폼을 통한 외부 디지털 역량을 적극 활용해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통한 실질적인 성과 및 고객과 사용자 중심의 디지털 혁신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Next 2030 비전 '하나로 연결된 모두의 금융' 선포

함영주 회장은 지난해 6월 '하나금융그룹 출발 2023:One Spirit! 세계를 미래를 하나로!' 행사에서 그룹사 임직원들에게 "그룹 모두가 One Spirit으로 하나가 되어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을 향해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하나로 연결된 모두의 금융은 누구에게나 일상 속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 금융을 넘어 모두가 필요로 하는 새로운 세상과 풍요로운 미래를 연결해줄 것이라는 선언이다.

그는 "하나금융그룹만의 혁신적 플랫폼을 통해 모두가 마음껏 금융을 즐기고, 신뢰에 기반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도록 그룹 모두의 역량을 집중해 함께 비전을 이뤄가자"고 당부했다.

새 비전에서는 고객 중심 철학에 기반을 두고 올바른 금융을 실현하겠다는 신뢰를 추구하며 디지털 시대에도 손님 누구에게나 쉽고 편리하며 동시에 이전에 다른 금융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한 새롭고 다양한 변화를 과감하게 주도하겠다는 혁신의 의지를 담았다.

이와 함께 모두가 함께 누리게 될 금융 그 이상의 금융은 손님·주주·사회 모두가 필요로 하는 금융·비금융 서비스의 제공은 물론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사회적 가치 실현에도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신뢰', '혁신', '플랫폼'이라는 그룹이 나아가야 할 3대 방향성도 함께 제시했다.

지난 27일 취임 1주년을 맞아서는 사회 구성원과 상생을 위한 금융의 사회적 책임 실천을 재차 강조했다. 신뢰 회복을 위한 상생 금융과 디지털 혁신, 경영 투명·신뢰성 제고를 달성해나갈 것도 당부했다.

고금리,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한 경기침체로 많은 개인·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금융업은 사회의 일원으로서 이들의 고충과 아픔에 얼마나 공감하고 어떻게 배려했는지 돌아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40년 역사를 지닌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최근 단 36시간 만에 파산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 원인은 금융업의 본질인 '신뢰'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저출산·고령화와 같은 사회문제를 외면하지 말고 보다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문제 해결에 동참하는 사회적 책임 실천과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맞춰 디지털금융 혁신의 중요성도 그의 관심사 중 하나다.

이 모든 일을 실천하려면 그룹 내부의 철저한 변화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사회 눈높이에 맞는 투명하고 건강한 금융회사가 되도록 스스로를 돌아보고, 점검하고, 개선해야 한다는 점을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탁월한 영업감각과 소통력으로 내부 신뢰 두터운 리더

함영주 회장이 내외부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국내 5대 금융지주 중 하나인 하나금융의 최고사령관에 오를 수 있는 비결은 '탁월한 영업감각과 소통능력'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조직 구성원들과 허심탄회한 소통으로 두터운 신망을 쌓아왔다는 게 최대 강점이라는 데 이견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은행원 시절부터 겸손한 자세로 솔선수범하며 후배들의 모범이 되어온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러면서도 공(公)과 사(私) 구분은 철저하다.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인물로 부드러운 리더십과 뚝심있는 추진력이 최대 강점이라는 내부 전언이다. .

함 회장은 봉산개도 우수가교(逢山開道 遇水架橋)라는 고사성어를 자주 말한다고 한다. 은행장 시절 영업현장 직원들을 독려하며 인용한 고사성어로 "산을 만나면 길을 뚫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는다"는 뜻이다.

자신이 평생 좌우명으로 삼고 실천해온 솔선수범과 포기하지 않는 실천력을 강조한 것이다.

국내 4대 금융지주들의 리딩금융 경쟁이 치열하다. 현재 신한금융과 KB국민금융에 뒤져있는 하나금융이 함 회장의 진두지휘 하에 '리딩금융'으로 도약할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나금융 지배구조 내규에 따르면, 이사의 재임 연령 제한은 만 70세까지다. 함 회장의 경우 정년까진 아직 4년 정도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