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총재 포함 금통위원 전원, 현 서울대 경제학부 출신으로 구성돼
'특정 학연 쏠림' 현상에, 일각에서는 '집단사고'로 편향적 결정 우려도
◆…21일 한국은행 신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으로 취임한 장용성 위원(왼쪽) , 박춘섭 위원(오른쪽)과 이창용 한은 총재(가운데)가 취임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21일 한국은행은 임기 만료로 퇴임한 주상영·박기영 위원 후임으로 박춘섭 전 대한체육회 사무총장과 장용성 서울대 교수가 취임했다고 밝혔다.
먼저 박춘섭 금통위원은 취임사에서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 역할을 강화하는 가운데 우리도 높은 물가와 미국의 금리 인상 영향으로 지난 1년 반에 걸려 급격한 급리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진단한 뒤, "이로 인해 경제 여러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고 대내외 여건도 녹록지 않아 우리의 상황에 알맞은 적절한 통화정책 운용이 요구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함께 지혜를 모아 물가 안정과 금융안정을 달성하고 우리 경제 안정과 성장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금통위원으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이어 장용성 금통위원은 취임사에서 한국은행이 발간하는 학술지 '경제 분석' 편집에 10년 넘게 참여한 점과 2006년 BOK-DSGE 모형 개발 프로젝트 참여 경험, 거시경제학 특강 등 한은과의 인연을 소회한 뒤,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부족한 제가 중책을 맡게 돼 마음이 무겁다. 미력이나마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기획재정부에서 잔뼈가 굵었으며 기재부 예산실장과 조달청장을 지냈다. 장 위원은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겸 금융경제연구원장으로 역임했다.
두 위원은 이날부터 4년간 금통위원직을 수행한다. 이창용 한은 총재, 이승헌 부총재, 조윤제·서영경·신성환 위원과 함께 금통위를 구성해 기준금리 결정 등 주요 의사결정에 관여한다.
한은법에 따르면, 금통위는 의장을 겸직하는 한은 총재와 부총재 등 당연직 2명, 한은 총재, 기획재정부 장관, 금융위원장,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은행연합회장의 추천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하는 5명 위원까지 총 7인 체제다.
한편 이날 박·장 두 금통위원이 합류하면서 금통위원 7명 전원이 서울대 경제학부 출신으로 구성되면서 다양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체 7명의 금통위원 중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은 5명이다. 금통위 의장인 이창용(80학번) 총재를 포함해 신성환(81)·서영경(82) 위원, 당연직 금통위원인 이승헌(83) 부총재, 장용성(85) 등이다. 특히 장 위원은 금통위원 임명 직전까지 서울대 경제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금통위원 중 가장 연장자인 조윤제 위원은 서울대 무역학과 71학번이고, 이번에 금통위원에 임명된 박 전 조달청장은 같은 과 79학번이다. 무역학과는 1985년 국제경제학과로 변경됐고, 1995년 경제학과와 합쳐져 지금의 경제학부가 됐다. 결국 금통위원 전원이 동문인 셈이다.
사실 그간 금통위에 서울대 경제학부(과) 출신이 많았다. 하지만 '독식 체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퇴임한 주상영 위원은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이지만, 박기영 위원은 연세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한은은 이 같은 '특정 학연 쏠림' 지적에 대해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금통위원 개개인이 금융 각 분야 전문가이며 각자의 소견이 뚜렷하다는 점을 들면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선후배간으로 구성된 금통위가 '집단사고(groupthink)'에 빠져 편향적 결정이나 논리적 오류에 빠질 위험성에 빠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