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닌색소 줄기세포, 모낭 팽대부에 갇히면 색소 생성 못해
'WNT' 단백질 신호 받아 성숙세포로 변해야 멜라닌 색소 생성
◆…모낭 팽대부의 멜라닌줄기세포(좌)와 WNT 단백질 신호를 받아 성장 중인 세포(우) 자료=Nature 캡처
모낭 속 특정구역에 갇힌 멜라닌색소 줄기세포를 성장 부위로 옮겨가도록 도와주면 백발을 예방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뉴욕대학교 그로스먼 의과대학 피부과 교수 이토 마유미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멜라닌색소 줄기세포 변화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생쥐와 인간의 모낭에서 발견되는 멜라닌색소 줄기세포(McSC)가 핵심인자라고 밝히고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2년여에 걸쳐 털의 성장 단계에 따른 멜라닌색소 줄기세포 행동 변화를 분석했다.
정상적인 모발의 경우 멜라닌색소 줄기세포가 모낭속을 떠돌아다니다 모낭속 위치에 따라 신호전달 단백질(WNT)의 신호를 받아 성숙한 세포가 되면서 색소를 만들어낸다.
그런데 모발이 노화와 탈모를 반복하면 이동능력을 상실한 멜라닌색소 줄기세포가 모낭 팽대부(hair follicle bulge)라는 특정 공간에 고착화돼 성숙한 세포로 자라지 못하면서 멜라닌 색소를 생성하지 못하게 된다.
연구팀은 강제로 쥐 털을 뽑고 자라게 해 물리적으로 노화를 촉진한 결과, 모낭 팽창부의 멜라닌색소 줄기세포가 15%에서 절반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갇힌 줄기세포는 성숙세포가 되도록 자극하는 WNT 단백질 신호에 노출되지 못하면서 원시적인 줄기세포 상태로 남아있게 된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인간에게도 똑같이 일어난다면 흰머리를 예방할 수 있는 치료법의 길을 열어놓을 수 있다고 밝혔다. 논문의 제1저자인 쑨치 박사는 "고착화된 멜라닌색소 줄기세포를 모낭의 성장 부위로 옮겨가도록 도와주게 되면 백발이 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