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디폴트 위기…바이든 반발한 ‘부채한도 상향’ 법안 이번주 하원 상정

美공화 매카시 ‘증액 대신 172조원 규모 예산 삭감’ 법안 제안

바이든 반발 “공화당 제정신 아닌 생각…국가부도 놓고 협박”

공화당 다수 하원서 통과 전망…상원서 양당 대치할 듯

미국 연방정부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가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부채한도를 상향하는 조건으로 예산을 약 1300억달러(한화 약 172조원) 삭감하는 법안이 이번주 미 하원에 상정될 예정이다. 해당 법안은 지난주 공화당이 제안했으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캐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의장은 23일(현지시간) 공화당이 제안한 부채 한도 상향 법안을 이번주 하원에 상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매카시 하원의장은 지난주 19일 320페이지에 달하는 '제한, 긴축, 성장법(Limit, Save, Grow Act)를 발표했다. 법안에는 연방정부 부채한도를 내년 3월 31일까지 1조5000억달러 증액하는 동시에 1300억달러의 연방정부 예산을 삭감해 연방정부 예산 규모를 2022년 회계연도 수준으로 되돌리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삭감 세부항목에는 의료, 교육, 기후, 에너지 예산뿐 아니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전기차 보조금, 미 국세청(IRS) 예산 일부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이 같은 공화당의 제안에 강한 반발을 표하며 조건 없는 부채 한도 상향을 요구하는 중이다. 그는 "공화당 의원들이 국가 부채를 놓고 협박하고 있다"며 "그들(공화당)의 제정신이 아닌 생각에 동의하지 않으면 국가부도를 내겠다고 협박한다"고 비난했다.

법안이 상정되면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하원에서는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보이나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하는 상원에서 양당의 격렬한 대치가 예상된다.

현재 미국 정부의 부채한도는 31조3천810억달러(한화 약 3경8721조원)다. 이는 2021년 12월 의회에서 증액된 것이며 지난 1월19일 한도를 넘긴 상태다.

지난 1월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6월 초가 부채한도 상향 없이 디폴트를 피할 수 있는 한계라고 밝힌 바 있다.

미 의회예산국(CBO) 또한 지난 2월 보고서를 통해 "만약 특별조치가 소진되기 전에 부채한도가 상향되거나 유예되지 않는다면 정부는 채무를 완전히 갚을 수 없게 된다"면서 "그 결과 정부는 일부 지불 유예나 디폴트, 혹은 둘 다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JP모건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 은행들이 미국 국채의 디폴트 상태를 우려하고 있다며 빠르면 다음 달 부채 한도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