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경 금통위원 “노동생산성 하락 지속 시 통화정책 부담 증가”

25일 '노동시장 상황과 인플레이션 압력' 주제로 노동시장 세미나 열려

서영경 "韓 노동시장, 양적 지표는 상대적으로 확대... 반면 긴장도는 낮은 수준"

서 금통위원은 이날 '노동시장 상황과 인플레이션 압력'을 주제로 노동시장 세미나가 열린 자리에서 모두 연설 '노동시장 상황과 통화정책적 함의'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서영경 금통위원은 "금년 들어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완만한 하락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국가의 근원물가가 경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그 배경은 차별화되는 모습"이라며 "미국은 노동 공급축소로 인한 노동시장 긴장도(tightness)가 서비스물가 압력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한 반면 한국은 노동시장 긴장도는 완화, 수입물가 상승으로 인한 2차 파급효과가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양적 지표가 팬데믹 이전 수준을 크게 상회하고 있으나 노동시장 긴장도는 팬데믹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미국과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양적 지표는 팬데믹 이후 상대적으로 확대된 반면 노동시장 긴장도는 낮은 수준"이라고 부연했다.
  서 금통위원은 '양적 확대'와 상대적으로 '낮은 긴장도'의 배경으로 ▲고령층의 공급확대 ▲여성층 노동공급 증가 ▲노동시간 감소 ▲노동시장 구조개선 지연 ▲성장·물가 영향 등을 꼽았다.

서 금통위원은 "고령층의 경제활동은 팬데믹과 베이비부머의 은퇴 시기가 맞물려 증가했으며 제2차 베이비부머(49~55세) 감안시 앞으로도 10년 이상 지속될 전망"이라며 "이는 미국에서 높은 코로나 치명률, 조기 은퇴 등으로 고령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이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팬데믹 이후 만혼·저출산 심화, 가사노동의 시장화 진전 등으로 여성 고용이 청년층·고령층 모두에서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유로와 달리 1인당 근로시간이 팬데믹 이후 감소함에 따라 취업자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총 근로시간은 팬데믹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근로시간 감소는 고령·여성층 중심으로 '불완전 고용'이 증가한 데 주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서 금통위원은 "노동시장 긴장도 둔화는 제조업, 정보통신업 등 민간부문의 일자리 증가보다는 보건업 등의 일자리 확대와 관련이 있다"며 "제조업과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정보통신업, 금융보험업, 전문과학 등) 부문에서는 노동수급 mismatch에 따른 긴장도가 여전히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고용의 양적 증가에도 불구하고 질적 개선이 제약되면서 노동시장의 거시경제에 대한 영향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우리나라는 미국과 비교하여 성장과 취업자간 상관관계가 낮고 미국과 달리 팬데믹 이후 노동생산성이 하락했다. 계량분석 결과 물가와 전통적인 실업률간의 관계는 유의하지 않으나 긴장도(v/u갭), 근로시간조정 실업률 등은 유의한 관계(steep한 필립스곡선)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서영경 금통위원은 "금년중에 고용시장에서는 수요둔화와 공급확대가 맞물리면서 긴장도가 완화됨에 따라 물가압력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고령화, 노동생산성 하락 등 고용상황 변화가 장기중립금리에 미치는 영향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노동생산성 하락이 지속될 경우 저성장-저물가 체제로 회귀가 불가피하고 통화정책적 부담도 증가할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며 "노동시장의 실질적인 구조개선 노력을 일관성 있게 추진할 필요가 있으며 실업률, 고용률 등 전통적 지표는 고용 및 경기상황을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현실 적합성이 높은 고용지표를 계속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