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6개월간 진행한 국민감사 결과 발표... "중대 위법사실 발견 못해"
김의철 사장 '직무 유기' 관련 "직무 유기로 보기 어렵다" 결론
"미래방송센터 건립 계획 무산… 김 사장 개입 없어"
김 사장 주도 불법 대선 개입 증거 인멸 주장엔 "관련 서류 보관 중"
감사원 "KBS, 정당 가입 여부 등 결격사유 확인 절차 마련해라" 통보
◆…감사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진행된 한국방송공사(KBS)의 사장 후보자 검증 태만 의혹과 계열사 관리 실태 등에 대한 감사 결과를 1일 발표했다. 감사원 전경［자료사진］
다만 KBS 이사회가 사장 후보자 임명제청 시 결격사유(정당 가입 여부)를 조회·확인하는 절차가 없고, 계열사에 대한 경영성과평가 기준을 지나치게 낮게 설정하는 등의 문제를 확인해 개선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감사원은 이날 'KBS 위법·부당 행위 관련' 감사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KBS를 상대로 6개월간 진행된 감사에도 김의철 사장 관련 의혹이 '사실이 아님'으로 밝혀진 셈이다.
앞서 시민단체와 보수진영은 "문재인 정부 때 임명한 김의철 사장이 제대로 된 검증 과정 없이 최고위직에 올랐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감사원의 이번 감사는 KBS 노동조합과 보수 성향 시민단체들은 김 사장 임명 과정 등 8개 사항에 대한 국민감사를 청구했다. 이에 국민감사청구심사위원회는 지난해 8월 관련 사안 중 5개 사항에 대해 감사실시를 결정했다.
감사원은 관련한 5개 사항인 △KBS이사회의 사장 후보자 검증 태만 의혹 △KBS이사회의 경영 악화 계열사 부당 증자 의혹 △방송용 사옥 신축계획 무단 중단 의혹 △특정 직원 해외여행 시 병가 처리 의혹 △20대 대선 직후 증거인멸 목적의 문서 폐기 의혹 등 사유가 인정된 5건을 놓고 지난해 10월부터 감사를 벌였다.
사장 임명제청 관련 KBS이사회의 직권남용 의혹과 KBS 계열사의 자체감사 미비 의혹, 사장의 부당 특혜 채용 의혹 등 3건은 법원의 가처분 기각 결정, 자체감사 및 수사 진행 등의 사유로 감사대상에서 제외했다.
감사원은 김 사장의 위장전입, 세금탈루 등 허위기재에 대해 KBS이사회가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아 직무유기 의혹이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추가 소명을 요청해 해명서를 제출받아 검토한 후 KBS 사장으로 임명·제청하였으므로 KBS이사회가 서류 검증 관련 직무를 유기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을 지었다.
김 사장이 2021년 10월 사장직에 입후보하면서 낸 '고위공직 예비후보자 사전 질문서'에 위장전입 사실을 기재하지 않았다는 청구인 측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짚은 것이다. 서울의 아파트 청약 목적으로 위장 전입한 사실을 이미 시인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계열사 몬스터유니온과 관련해서도 청구인이 주장한 것처럼 KBS 이사회가 업무상 배임의 고의 등을 가지고 증자를 의결했다고 볼 만한 정황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KBS가 2021~2022년도에 합리적 이유 없이 경영성과평가 기준의 평가지표를 달성이 용이하도록 낮게 설정하거나, 전환사채에 30억원을 투자하고도 실효성 있는 사업제휴 협약을 체결하지 않는 등 관리상 일부 문제점이 확인돼 보안 방안을 마련할 것을 통보했다.
김 사장이 KBS가 추진하던 '미래방송센터 건립사업'을 무단 중단·취소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감사원은 "김 사장은 미래방송센터 건립사업 종료를 심의한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청구인 측은 김 사장이 보도본부장 시절 경영회의에 참석해 건립계획을 무산시키는 데 관여해 재산상 피해를 보게 했다고 주장해왔다.
이 밖에 제20대 대선 직후 김 사장 결재 하에 KBS 내 위원회의 불법 활동을 조직적으로 증거 인멸하려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감사원은 "증거인멸 목적의 문서 폐기 의혹 등도 확인되지 않았거나 단정하기 어렵다"고 결론지었다. 관련 기록물은 KBS 본관 문서보존실에 보관돼 있었다.
감사원은 "앞으로 경영에 관한 주요 결정사항은 이사회의 심의·의결을 거치도록 하고, 기록물을 폐기 및 이관할 때에는 관련 법령에서 정한 절차를 준수하는 등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를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감사원은 감사과정에서 KBS 사장 후보자 검증 과정에서 일부 미흡한 부분이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방송법' 제50조 등에 따르면 정당의 당원 또는 당원의 신분을 상실한 날로부터 3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 등은 KBS 사장이 될 수 없다. 이에 따라 KBS이사회는 이를 객관적으로 확인·검증해야 했지만 KBS이사회는 개별 정당에 가입했는지 여부를 조회·확인하는 절차를 마련하지 않았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감사원은 "감사과정에서 KBS가 정당에 사장 후보자의 정당 가입 여부를 조회하여 확인한 결과, 김 사장은 정당 가입 이력은 없었지만 향후 KBS 사장 후보자의 결격사유 등 철저한 검증을 위해서는 관련 절차를 마련해 둘 필요가 있다"고 절차 마련을 통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