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이분법적 외교 안보 정책 일관…뻔한 정답 놔두고 오답 선택하나"
박지원 "尹, 당하지 말아야…日, 오부치 총리의 반성·사과만큼 해야"
김민석 "의원 독도 방문에 日 항의, 정부·여당 얘기 없어…기본은 하고 살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방한을 앞두고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정책에 대해 "일본에게는 무한하게 퍼주고 미국에는 알아서 접어주는, 소위 '호갱외교'를 자처하고 있다"며 "공연하게 안 해도 될 중국과 러시아를 자극해서 한반도에 안보 위협을 증대시켰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 1차 회의에 참석해 "지금까지 정부는 '친구 아니면 적'이라는 이분법적 외교 안보 정책으로 일관하면서 한반도를 진영 대결의 한복판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 대표는 "안타깝게도 윤석열 정부는 뻔한 정답을 놔두고 일부러 오답을 선택하고 있는 것 같다"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어 "30년 동안 우리 경제와 안보의 핵심 파트너였던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가 사실상 북방외교 이전으로 회귀 중이다. 그 결과 우리의 외교 안보는 탈냉전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또 "일본은 독도 영유권 주장을 노골화하고, 최대 흑자국이었던 중국은 최대 적자국으로 전환됐다"며 "심지어 러시아는 북한에 대해서 최신 무기 공급까지 공언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짚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국익을 지켜내지 못했다고 일갈했다.
이 대표는 "우리의 반도체와 자동차 기업들을 위한 실질적 조치를 이끌어내지 못했고, 도청 의혹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앞장서서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취지의 면죄부를 상납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와 대만 문제에 대해서도 큰 불신을 남기고 말았다"며 "정부여당이 회담 전부터 호언장담했던 소위 '핵공유' 문제도 결국은 소리만 요란한 빈껍데기가 됐다. 정상회담의 결과 우리의 핵 주권은 상실됐고, 원전 수출 길은 더욱 어려워졌다"고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외교 안보의 실패는 국가의 존망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외교 안보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민석 정책위의장은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전용기 의원의 독도 방문 이후 일본 정부의 항의가 있던 것에 대해 "민주당 인사들의 독도 방문 자체도 이미 있어왔던 일"이라며 "오히려 놀라운 것은 이런 일본 측의 시비에 대해서 우리 정부나 여당의 단 한 사람도 이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 더 놀랍다. 기본은 하고 살자는 말씀드린다"고 한탄했다.
전용기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이 딱 짚고 넘어가셔야 한다"며 "'왜 일본에서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독도에 간 것을 항의하고 주권 침해를 일삼느냐, 이건 하지 말자'라고 딱 끊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민주당 고문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같은 라디오에서 "지난 한일 정상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100% 퍼주는 결단을 했다. 여기에 상응하게 기시다 총리는 우리 국민과 윤석열 대통령의 체면을 살려주는 방한이 돼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금과옥조로 내세우는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오부치 총리의 반성만큼 사과만큼 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이번에도 와서 후쿠시마 문제 해결을 하려고 우리한테 씌우고 가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전 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은 당하지 말고, 제발 술 조금만 드셔라"며 "아무리 제가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한다고 하더라도 중국 CCTV서 저를 인용해서 윤 대통령을 비판하고 기시다 총리가 '그 많은 술 다 마셔버렸더라, 깜짝 놀랐다' 이런 얘기하는 것은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오는 7일 윤석열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서울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대통령실은 이날 안보, 첨단산업 및 과학기술, 청년 및 문화협력 등 양국 주요 관심사를 협의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