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간병인 사적 고용시 월평균 부담액 280만원
이용선 "환자의 상태에 따라 자부담 비율을 정해 부담"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 2022년 3월 중병을 앓던 아버지를 8개월 가까이 간병하다 방치해 숨지게 한 20대 아들 A씨에게 대법원이 유죄를 선고했다. A씨의 아버지는 2020년 심부뇌출혈과 지주막하출혈 증세로 병원치료를 받았지만 경제적 부담 등의 이유로 퇴원했다. A씨는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아버지의 수술·병원비를 감당하려했지만 생활고에서 벗어날수 없었다. 이런 사정을 짐작한 아버지는 곡기를 끊기로 작정하고 A씨에게 방에 들어오지말라고 부탁했다. 결국 2021년 5월 아버지는 영양실조로 숨을 거뒀다.
간병 스트레스로 인한 자살과 간병살인이 잇따르면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간병은 '누군가 죽어야 끝이 나는 전쟁'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 고통이 크다
특히 간병비는 간병돌봄이 필요한 환자와 그 가족·보호자의 숨통을 옭아매고 있다. 의료비는 건강보험제도 등으로 부담을 덜 수 있지만 간병비는 대부분 100% 본인 부담이다. 그래서 간병비는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와 함께 가계경제에 큰 부담이 되는 '3대 비급여' 중 하나로 꼽힌다.
보건복지부는 간병인 사적 고용시 월평균 부담액이 280만원(2018년 기준)이라고 추산했다. 중증질환자의 경우에는 간병비가 더 올라간다. 들어오는 수입보다 간병비에 더 많은 돈을 쏟아부어야 할 지경이다.
실제로 보건의료노조가 지난 4월 19일부터 25일까지 간병 경험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96%는 간병비 부담이 가장 크다고 답했다. 간병인에게 지불하는 간병비로는 1일 평균 9만원 이상 11만원 미만이 36.7%로 가장 많았다. 이어 ▲11만원 이상 13만원 미만 24.0% ▲7만원 이상 9만원 미만 22.5% ▲13만원 이상 15만원 미만 14.0% 순이었다.
'간병파산'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간병비 지원근거를 마련한 관련 법률안이 지난해 9월 국회에서 발의됐다.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건강보험에서 간병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의원은 최근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가족이 간병을 위해선 온전히 개인 삶을 포기해야 한다"면서 "중증 환자들의 보호자 중에서 재산이 넉넉지 않은 경우라면 결국 선택지가 간병실직이나 간병파산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의원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자부담 비율을 정해 의료보험 재정을 다르게 부담하는 식의 접근이 필요하다"며 "일단 중증환자들부터 시작해 정부가 간병비 부담을 일부라도 부담한 후, 단계적으로 대상이나 부담비율을 확대하는 방향이 현실적일 수 있다"고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