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3세 부부, 다이아 주빌리 마차 타고 대관식 출발
국가원수급 인사 100여명 참석...한국 대표로 한덕수 총리
◆…영국과 14개 영연방 왕국의 군주임을 선포하는 찰스 3세 국왕 대관식이 6일(현지시각) 런던 웨스트민스트 사원에서 거행됐다. 사진=로이터통신
찰스 3세(74) 영국 국왕이 6일(현지시간) 영국과 14개 영연방 왕국의 군주임을 선포했다.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이날 오전 11시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대관식을 거행했다. 찰스 3세는 작년 9월 8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 직후에 왕위를 승계했다. 찰스 3세는 이곳에서 대관식을 치르는 40번째 국왕이 됐다.
찰스 3세는 이날 오전 10시 20분쯤 아내 커밀라(75) 왕비와 '다이아몬드 주빌리 마차'를 타고 버킹엄궁을 떠났다. 찰스 3세 부부가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향하는 2㎞ 구간에는 '왕의 행렬'을 지켜보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찰스 3세 부부는 '다이아몬드 주빌리 마차'를 타고 버킹엄궁을 떠났다. 사진=로이터통신
대관식 예식은 영국 국교회 최고위 성직자인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가 '섬기는 소명'이라는 주제로 집전했다. 찰스 3세는 대관식 예식에서 "하느님의 이름으로, 그의 본보기로서 나는 섬김받지 않고 섬기겠다"고 말했다.
성유 의식(하느님이 선택한 이에게 기름을 부어 축성하는 의식)이 끝난 후 대주교는 무게가 2.23㎏에 달하는 성 에드워드 왕관을 찰스 3세의 머리 위에 얹었다. 대관식이 끝난 후 즉위를 알리는 종이 울리고 예포가 발사됐다.
◆…찰스 3세 부부가 마차를 타고 영국과 영연방 군인 약 4000여명을 뒤따라 약 2㎞ 구간을 이동하는 '왕의 행렬' 사진=로이터통신
이날 대관식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대신해 질 바이든 여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등 국가원수급 인사 10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 정부에서는 한덕수 총리가 대표로 참석했다.
한편 트래펄가 광장에서는 국왕 부부 행렬이 지나갈 때 군주제 반대 시위도 열렸다. 경찰은 한 차량에서 "내 왕이 아니다"라고 쓰인 노란색 플래카드 수백개를 발견해 시위 주최 측 인사 6명을 검거했다. 영국의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왕실이 제국주의의 유산을 토대로 부와 권력을 누리는 것에 대해서 비판적이며 세금으로 치르는 대관식에 거부감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찰스 3세 부부는 대관식을 마친 후 버킹엄 궁의 발코니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찰스 3세는 일찌감치 왕세자로 낙점됐지만 엘리자베스 여왕이 70년간 즉위한 만큼 찰스 3세는 최장수 왕세자로 지내야했다.
1948년 11월 14일 엘리자베스 2세와 필립공의 장남으로 태어나 9살이던 1958년 영국 왕세자인 '웨일스 왕자(Prince of Wales)'로 책봉됐다. 케임브리지대를 졸업한 뒤엔 공군 전투기 조종사 훈련을 받고 해군에 입대했다.
1981년 다이애나비와 결혼해 윌리엄과 해리 왕자를 낳았지만 부부간의 불화로 인해 1996년 이혼했다. 이혼 과정에서 다이애나비가 찰스 3세의 불륜을 폭로해 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듬해 8월 31일 다이애나비는 파리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했으며 2005년 찰스 3세는 불륜 상대였던 카밀라 파커볼스와 결혼했다.
찰스 3세를 아는 사람들은 그가 다소 수줍음이 많고 속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라고 평한다. 그러나 대중 앞에선 자신을 희화하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띄우며 개방적이고 친근하게 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새 군주로 등극한 찰스 3세에게는 왕실 현대화를 비롯해 영연방 국가들과의 관계, 정치적 중립성 논란 등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