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갈리아'...군주의 봉사와 책임, 왕권 등 다양한 의미 담겨
◆…성 에드워드 왕관을 쓴 찰스 3세 사진=로이터통신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린 대관식에서 찰스 3세는 금색 코트 '수페르투니카'를 걸치고 왕을 상징하는 물품 '레갈리아'(대관식에 쓰이는 물품)를 받았다. 영국 왕실 웹사이트에 따르면 영국은 레갈리아를 대관식에서 사용하는 유일한 유럽 국가다.
'레갈리아'는 보석 박힌 검과 군주의 보주(The Sovereign's orb), 반지, 장갑, 십자가 홀(scepter) 등으로 구성됐다. 각각의 레갈리아 물품마다 군주의 봉사와 책임, 왕권 등 다양한 의미가 있다.
◇성 에드워드 왕관
찰스 3세의 대관식 왕관은 성 에드워드 왕관으로도 불리며 대관식에서 가장 상징적인 물품이다. 1661년에 찰스 2세가 왕정을 복고하면서 주문 제작됐으며 루비, 사파이어 등 보석 444개가 박혀 무게가 2.23㎏에 달한다. 영국 군주는 평생에 단 한 번 대관식에서만 착용한며 예식이 끝나면 무게 1㎏의 가벼운 제국 왕관으로 바꿔 쓴다.
◇십자가 왕홀·보주·반지
◆…대관식에서 사용된'레갈리아'는 보석 박힌 검과 군주의 보주(The Sovereign's orb), 반지, 장갑, 십자가 홀(scepter) 등으로 구성됐다.
군주의 힘과 정의를 상징하는 십자가 왕홀은 찰스 2세 이후 대관식에서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투명 다이아몬드인 530캐럿 '컬리넌Ⅰ'이 박혀있고 금봉은 에나멜과 보석등으로 장식됐다.
보주는 17세기에 금으로 제작됐으며 속이 빈 원의 형태로 지름이 16.5cm, 무게는 약 1.2kg이다. 꼭대기 십자가는 기독교 세계를 상징한다.
왕의 존엄성을 상징하는 국왕의 반지는 붉은 루비가 십자가 모양으로 박혀있고 그 주위를 다이아몬드와 사파이어가 둘러싸고 있다. 1831년에 제작된 윌리엄 4세의 것을 에드워드 7세 때부터 사용했다. 대관식 날 대주교가 왕의 네 번째 손가락에 끼워준다.
◇검
대관식에서는 여러개의 검이 등장한다. '헌납의 검'은 1821년 조지 4세 대관식 때 제작된 것으로 대주교는 검을 축복한 뒤 왕에게 건네며 선을 보호하고 악을 처벌하는 데 사용하라고 명령한다. 그밖에 군의 수장 역할을 상징하는 '속세 정의의 검', 신앙의 수호자로서 역할을 상징하는 '영적 정의의 검', 칼끝이 없는 '자비의 검'도 쓰인다.
◇성유 의식에 사용되는 그릇과 숟가락
◆…성유 의식에 사용되는 그릇과 숟가락 사진=왕실 재단 '로열 컬렉션 트러스트' 캡처
대관식에서 가장 성스럽고 은밀한 성유 의식은 캔터베리 대주교가 황금 독수리 모양의 성유 그릇(ampulla)에서 숟가락으로 성유를 덜어내 국왕의 이마에 십자가 모양으로 바른다. 이 의식에 사용되는 성유 그릇과 스푼은 각각 17세기와 12세기에 만들어졌다. 성유는 예루살렘에서 난 올리브에 참깨, 장미, 재스민, 계피, 오렌지꽃 등으로 향을 낸 동물친화적 올리브 오일이다.
◇운명의 돌
◆…운명의 돌 사진=로이터통신
운명의 돌은 스코틀랜드의 왕권을 상징하는 것으로 영국이 1296년 전리품으로 가져왔다. 납작한 사각형 사암으로 길이 66㎝, 폭 43㎝, 높이 27㎝이며, 무게는 152㎏에 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