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기업엔 '50%+1주' 의무공개매수 적용 안해

금융위원회, 7일 '기업 M&A 지원 방안' 발표

기업결합신고 대상 기업엔 시점 유예

기업구조혁신펀드 4조 규모로 조성

정부가 기업 인수‧합병(M&A) 시 의무공개매수제도를 추진 중인 가운데, 구조조정이 필요한 기업에 대해서는 의무공개매수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기업결합신고 대상 기업에는 의무공개매수 시점을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금융위원회는 7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기업 M&A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지난 3월 전문가 간담회와 정책세미나, 4월 금융발전심의회 자본분과 회의에서 이뤄진 논의를 종합적으로 반영해 마련됐다.

금융위는 지난해 12월 도입방안을 발표해 추진 중인 의무공개매수제도가 기업 구조조정 등 신속하고 효율적인 M&A의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을 감안해 합리적인 조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의무공개매수제도는 M&A 과정에서 피인수기업의 일반주주도 보유 지분을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된 가격에 인수자에게 매각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보장하는 제도다. 상장회사 주식의 25% 이상 보유한 최대주주가 되는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된 가격으로 50%+1주 이상을 매수해야 한다. 이 제도는 1997년 도입됐으나 기업 구조조정을 지연시킨다는 우려로 1년 만에 폐지된 바 있다. 금융위는 기업결합신고 대상이 되는 기업에 대해 의무공개매수 시점을 유예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한다. 예를 들어 기업이 공정위의 임의적 사전심사를 거친 경우 의무공개매수 시점을 기업결합 사후신고의 심사결과 통지 이후로 유예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식이다.

이는 기업결합 심사 결과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의무공개매수를 진행할 경우, 향후 기업결합 불승인시 공개매수로 취득한 주식에 대한 주식처분명령이 이뤄지는 등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는 우려가 지적된 데 따른 조치다.

아울러 기업 구조조정 등의 경우 의무공개매수의 적용대상에서 제외해 원활한 구조조정을 지원한다. 기업 경영합리화를 위한 법규나 정부의 허가‧인가‧승인 등에 따른 매수, 기업구조조정과 관련해 채권금융기관이 처분하는 주식의 매수 등이 해당된다.

또 금융위는 기업구조혁신펀드를 추가 조성해 M&A를 위한 유동성을 공급한다.

연내 1조원을 추가 조성해 캠코가 모펀드를 운용하도록 한다. 2027년까지 4조원을 조성하는 게 목표다. 캠코의 자체적인 기업지원프로그램(자산매입후 재임대, DIP 등)과 펀드 투자를 연계해 피투자기업의 정상화 가능성을 높인다.

산업재편 수요에 대응한 전략적 M&A 지원 방안도 마련됐다.

우선 국가 전략산업 분야의 해외우수기업 M&A를 지원한다. 국내기업의 기술경쟁력 확보, 공급망 리스크 완화, 해외시장 교두보 확보를 위해 투‧융자 프로그램 및 자문‧컨설팅을 제공해 해외 기술기업 인수 및 해외진출을 뒷받침한다.

또 유망 벤처‧중소기업의 대형화 및 사업확대를 위한 M&A를 지원한다. 3000억원 규모의 '벤처‧중소기업 인수금융 특별대출 프로그램'과 100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 M&A 전용펀드'를 신설한다.

아울러 기업의 원활한 사업재편 및 재도약을 위해 경쟁력 약화 우려기업의 기존사업 매각 및 신사업 인수를 위한 전용 금융상품을 제공한다. 취약기업의 재도약을 위해 사모펀드(PEF)와 공동으로 해당 기업을 인수한 후 재기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