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非)계열사 M&A시 합병가액 '알아서' 정한다

1년 이상 비(非)계열사 관계만 적용...규제회피 위장 방지

계열사간 합병은 일반주주 피해 우려...중장기 검토

간이합병, 우회상장 심사대상 포함...기업가치 평가액 고려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M&A 리파이낸싱 대출 여력 확대

정부가 기업 인수‧합병(M&A) 규제를 개선하고 글로벌 정합성을 높이기로 했다. 이러한 차원에서 합병가액 산정방법의 유연성을 높이고 상장-비상장법인 간 합병시 우회상장 심사기준을 합리화한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의 M&A 리파이낸싱 대출 여력도 확대한다.

금융위원회는 7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기업 M&A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지난 3월 전문가 간담회와 정책세미나, 4월 금융발전심의회 자본분과 회의에서 이뤄진 논의를 종합적으로 반영해 마련됐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예측가능성을 높이고자 합병가액 산정방법을 구체적으로 규율하고 있다. 상장법인은 시가(기준주가), 비상장법인은 본질가치를 원칙으로 한다.

그러나 진정한 기업가치를 반영하기 어렵고, 시장의 자율성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합병 당사자간 자유로운 교섭에 의한 합병가액 결정을 제한해 M&A 거래를 위축시킨다는 것이다.

이에 금융위는 비계열사간 합병의 경우 합병가액 산정방법을 자율화하기로 했다. 계열사간 합병의 경우 중장기적으로 검토한다.

비계열사간 합병은 대등한 당사자간 거래라는 특성을 감안해 합병가액 산정방법 자율화한다. 다만, 합병가액 산정의 공정성을 담보하고자 제3자(회계법인 등) 외부평가를 원칙적으로 의무화한다.

규제회피 목적으로 비계열사간 합병으로 위장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1년 이상 비계열사 관계에 있는 합병의 경우에만 적용된다.

계열사간 합병의 경우 대주주 위주 의사결정으로 인한 일반주주 피해 우려가 있는 만큼 시장영향을 보아가며 중장기적으로 적용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또 금융위는 간이합병을 우회상장 심사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우회상장은 상장-비상장법인 간 M&A를 통해 상장법인의 지배구조‧사업의 변동을 초래함으로써 실질적으로 비상장법인이 상장되는 효과를 발생시킨다.

현재 코스닥 시장의 경우 소멸법인 총주주가 동의하거나 존속법인이 90% 이상 주식을 소유한 '간이합병'은 우회상장 심사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때 소수의 주주가 지배하는 비상장법인의 경우, 우회상장 심사대상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총주주 동의'로 손쉽게 간이합병으로 분류돼 우회상장 심사를 용이하게 회피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코스피시장과 마찬가지로 코스닥시장도 간이합병을 우회상장 심사대상에 포함한다.

아울러 우회상장여부 판단시 기업가치 평가액을 고려한다. 비상장법인의 주식가치(외부평가 기준)가 상장법인보다 큰 경우에는 우회상장 심사대상으로 포함하는 것이다. 또 금융위는 기업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M&A 관련 규제를 개선한다.

우선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의 M&A 리파이낸싱 대출 여력을 확대한다.

현재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종투사에 대해 기업신용공여를 허용하고 있다. 일반신용공여 한도(자기자본 100%)와 기업금융‧중소기업 관련 '추가신용공여' 한도가 부여됐다.

다만, M&A 최초대출과 달리 리파이낸싱 대출은 '추가신용공여' 적용대상으로 인정하지 않아 적극적 대출에 제약이 있는 상황이다.

이에 금융위는 종투사의 M&A 리파이낸싱 대출도 '추가신용공여' 적용대상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M&A 이후 3년 내 리파이낸싱 대출은 대출 전액을, 3~5년중 리파이낸싱 대출은 대출의 50%를 적용대상으로 인정하는 식이다.

아울러 공개매수시 사전 자금확보 부담 완화 차원에서 인수금융기관 등의 대출확약 및 자금출자자(LP)의 출자이행약정을 자금확보 증명서류로 인정한다.

이밖에 분할‧분할합병시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등도 일반 주식과 같이 전자등록기관이 투자자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