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6월1일' 디폴트설...부채한도 협상 '주목'

"여당은 부채한도 증액, 야당은 재정지출 삭감 요구"

"주가는 단기 조정 후 낙폭 만회할 듯...달러화 강세 예상"

"CPI 영향 미미...근원물가 둔화시 긴축 부담 덜어"

이번주 금융시장은 미국 정부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에 주목할 전망이다. 미국 부채한도 협상의 불확실성이 국내 증시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아울러 미 4월 근원 소비자물가(CPI) 상승률 둔화 여부에 주목하며 연준(Fed)의 통화정책 향방을 점칠 것으로 보인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최근 "부채한도가 상향되지 않으면 6월1일 미 연방정부가 디폴트에 빠질 수 있다"며 "디폴트가 발생할 경우 경제적 재앙이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미국 정부의 부채 한도는 31조4000억달러(약 4경2107조원)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오는 9일 의회 상·하원 지도자들을 백악관으로 불러모은다. 다만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만남의 주제가 부채한도 협상이 아니다"라며 "부채한도는 공화당 소속인 트럼프 전 정부에서 특별한 일 없이 세 번이나 증액됐다"고 언급했다.

바이든과 여당인 민주당은 미국과 전세계의 경제 재앙을 피하기 위해 공화당이 행정부의 부채한도를 상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부채한도 상향에 반대하는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공화당 의원들에게 양보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란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는 공화당의 요구조건인 지출 삭감을 정부가 받아들일 계획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며 "양당간 이견이 큼을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권아민 연구원도 "공화당은 정부의 재정지출 삭감을 함께 요구하고 있으나 상원은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어 교착상태가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미 정부가 부채한도를 초과해 연방재정이 바닥나면 디폴트에 앞서 셧다운(정부폐쇄)에 돌입한다. 1995년 클린턴 정부, 2013년 오바마 정부, 2018년 트럼프 정부에서 셧다운을 경험한 바 있다.

김영환 연구원은 "단기에는 주가조정을 겪었으나 이후 부채한도 협상 타결 이후에는 낙폭을 모두 만회하고 추가 상승했었다"며 "부채한도 협상과 은행권 리스크 관련 뉴스흐름에 따라 주가지수는 박스권 내 등락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한국 증시는 1% 내외 상승 출발 후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과 개별 기업 실적 발표에 주목하며 매물 소화 과정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채한도 불확실성은 달러화의 약보합 흐름 속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권아민 연구원은 "단기유동성 축소, 경기침체 가속화 등 리스크 오프 재료에 따른 달러 강세 압력이 될 것"이라며 "부채한도 협상을 둘러싼 강경한 대치상황은 2011년과 유사한데, 당시 달러화는 극적인 양당 합의에도 불구하고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오는 10일에는 미국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CPI) 발표를 앞두고 있다. 헤드라인 CPI는 전월 수준인 +5.0%, 근원 CPI는 소폭 둔화한 +5.4%로 예상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헤드라인 물가 둔화가 빠르지 않다는 사실은 인플레이션이 당분간 높은 수준에서 머물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근원 CPI 둔화세가 이어진다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진 못해도 연준 긴축에 대한 부담은 낮춰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영환 연구원은 "물가상승 압력이 소폭 완화돼도 연준의 스탠스 변화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돼 주식시장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이라며 "개별 기업의 주가는 실적발표에 따른 차별화 움직임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