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중 유일 참여국, 탈퇴는 미중경쟁에 큰 의의
친중노선 이탈…대만과 반도체 협력 강화
中 경제보복 우려해 통보시점 조율 중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사진 로이터>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지난 4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에게 "최종결정을 내린 것을 아니지만 정부 차원에서 일대일로에서 참여를 철회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일대일로는 2013년 시진핑 주석의 지시로 시작한 중국 최대 규모 국가사업으로 중앙아시아부터 유럽으로 이어지는 육상 실크로드와 동남아시아부터 중동을 거쳐, 아프리카, 유럽, 남미를 잇는 해상실크로드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9년 당시 주요 7개국(G7) 중 유일하게 일대일로에 참여한 이탈리아가 미중 패권전쟁에 큰 의의를 지난 만큼 탈퇴하는 것 또한 상징적 의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탈리아는 친중 노선을 이탈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멜로니 총리는 반중 성향을 가진 인물로 지난해 9월 선거에 앞서 '일대일로에서 탈퇴하겠다'라는 의견을 낸 바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요인은 반도체다. 유럽연합(EU)은 430억 유로(약 47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지원법을 공표하는 등 반도체의 안정적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이탈리아가 대만과의 반도체 동맹을 강화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탈리아 고위 대표는 대만을 방문해 반도체 기술 협력 회담을 가졌다. 이탈리아의 대만 대표부에 따르면 대만은 이탈리아 반도체 사업에 약 4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양국은 이탈리아 밀라노에 경제분야와 관련된 비공식 외교채널인 '밀라노-타이베이 판사처'도 개설할 예정이다.
다만 이탈리아는 중국의 경제적 보복이 예상되는 만큼 발표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이탈리아의 2위 교역국이다. 블룸버그는 이탈리아가 통보시기를 오는 19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개최되는 G7 정상회의 이후로 볼 것이라고 전했다. .
최근 미중 관계가 악화되면서 중국은 핵심 기술의 수출 통제와 같은 조치에서 유럽이 미국을 따르는 것을 막으려 애쓰고 있다. 이 가운데 유럽은 양국의 관계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반면 중국 측은 이 같은 보도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브리핑을 통해 "중국와 이탈리아가 일대일로 공동건설 문서에 서명한 후 경제, 무역, 공업 제조, 청정에너지, 제3자 시장 등 각 분야 협력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며 "협력을 강화해 중국과 이탈리아 관계의 발전 성과가 양국과 국민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