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 중심 독자 프로그램 개발도 難望
세무회계프로그램 시장을 사실상 '평정'하고 있는 더존의 가격 및 서비스에 대해 세무사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으면서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세무사업계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세무회계프로그램 시장 점유율은 더존의 주력제품인 '네오플러스'가 국내 8000여개 세무회계사무소 가운데 85~97%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키컴은 10%수준에 이르고 있는 등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
더존 제품 중 가장 많이 사용하는 네오플러스Ⅰ의 경우 회계프로그램 사용자 1인당 100만원(부가세 별도)의 비용이 소요되며 1대 추가시 40만원을 더 내야한다. 키컴의 에스에이윈도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아울러 유지보수 비용은 네오플러스Ⅰ 회계프로그램과 키컴의 에스에이윈(스탠다드)의 경우 연간 1대에 각각 40만원, 50만원(부가세 별도)이며 1대 추가시 각각 5만원, 2만원의 비용이 소요되고 있다.
두 회사 제품을 비교한 결과, 가격 면에서는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사실상 더존의 세무회계프로그램에 대한 경쟁자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더존의 독주체제(사실상 독과점에 가깝다)는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른 세무사들을 중심으로한 반발도 적잖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 "왜 더존이 독주하고 있나?"
더존의 독주원인은 기술력과 마케팅 측면에서 우위에 있기 때문이라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더존디지털웨어 관계자는 "다른 업체에 비해 후발주자로 시작했지만 도스버전에서 윈도우버전으로 가장 먼저 변화를 꾀하는 등 앞선 기술력에 의한 시장선점요인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아울러 "유지보수부분에서도 타회사에 비해 사후관리 능력이 좋고 지금도 계속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기 때문에 키컴 등과는 '스펙' 자체를 비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프로그램 개발을 맡고 있는 더존디지털웨어가 지난 2004년 9월부터 영업 및 마케팅부서를 전국지점 통합법인인 더존SNS로 이관해 연간 20여억원에 달하던 마케팅비용을 공동 부담하게 됨으로써 비용 절감 및 수익성 개선을 이뤄내는 등 다른 업체들보다도 마케팅능력이 좋다는 점을 자랑했다.
더존디지털웨어에 따르면 국세청 홈택스 전자세무신고업체 중 90%에 달하는 126만여 업체가 네오플러스를 사용해 신고하고 있으며, 국가공인 전산세무회계자격시험에서도 85~90%이상의 수검자들이 선택하고 있다.
이 같은 더존의 독주현상에 따라 지난해 네오플러스 제품가격 및 프로그램 유지보수 비용을 올렸음에도 불구, 고스란히 인상된 가격에 맞춰야 하는 등 더존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됐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더존의 주고객인 세무사들은 세무대리프로그램을 사용하면서 일반인들보다 40~50%정도에 이르는 저렴한 가격에 사용하고 있지만 업무 특성상 여러 대의 프로그램을 돌리게 되고 이에 따라 만만찮은 유지보수비용도 이중으로 부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키컴·아이퀘스트, "정면대결은 아직 역부족"
세무회계프로그램 에스에이윈 등을 만드는 키컴은 현재로서 더존의 유일(?)한 경쟁업체라고 할 수 있지만 시장점유율 면에서 좀처럼 간격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미 더존에서 시장의 90%가량을 점령해 대부분의 세무사 및 일반이용자들의 손에도 익숙해진 상황에서 정면으로 경쟁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입장.
이에 따라 지난 2004년 키컴은 '얼마에요' 제조업체인 아이퀘스트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바 있지만 단순 자료호환 수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키컴 측은 "이미 세무사 본인들이 (더존의 독주체제)만들어 놓은 것"이라며 "이제 와서 가격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사람들조차도 직접 새로운 프로그램을 쓰겠다고 나설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키컴이 마케팅 측면에서 소극적이라는 지적에 대해 "키컴, 더존, 세무사 및 세무사회 모두다 각기 다른 입장들이 있다"면서 "좀더 새로운 대안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이퀘스트 관계자는 "아직 세금계산에 대한 프로그램이 완벽하지 않으며 키컴과의 제휴도 매출에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며 "프로그램 기술력이나 (회사)규모 등의 측면에서 더존과 직접 상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 세무사 중심 독자프로그램 개발, 키컴 살리기 등 대안
더존의 독주 및 그에 따른 폐해를 막기 위해 세무사들을 중심으로 독자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자는 움직임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 세무사는 "현재 민간기업이 개발한 세무회계프로그램에 세무사가 종속되어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그 업체의 교육일정에 따라야 하는 현실에도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세무사들이 모여 기존의 제품들에 대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려는 움직임이 있으나 기술적인 측면이나 개발자금 등의 문제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
아울러 이미 선점된 시장에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한다고 해도 비집고 들어갈 틈이 적다는 문제도 발생된다.
한 세무사는 이와 관련 "세무사가 독자적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더존SNS와 키컴의 협조없이는 기존 데이터의 흡수가 어려울 것"이라며 "몇 년 동안 프로그램을 아는 세무사들이 개발자들과 같이 뒹굴어야 하는데 과연 누가 나설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반면 세무업계 관계자는 "세무사들 사이에서는 독자적으로 개발하자는 움직임도 있어왔지만, 현재로선 우선 키컴을 세워서 더존과 50:50 정도의 점유율로 만들어보자는 의견이 중론"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세무사는 "세무사들 중심의 새 프로그램이 자칫 더존처럼 세무사의 이익보다는 회사의 이익으로 독점하게 되거나 키컴의 경우처럼 시장장악 측면에서 열세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며 "프로그램 사업은 세무사회가 주인이 돼서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세무사회 관계자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더라도 세법이 계속 바뀌는 부분이 있어 꾸준히 업데이트를 해줘야 하므로 어려운 부분이 많을 것"이라며 "아직 특별히 나서서 개발할 계획은 없지만 물론 만들면 좋겠다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