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전 총리 대만 방문에 中 “위험한 정치쇼”

17일 연설문 제목 ‘대만:자유와 민주주의 최전선에서’

中과 협력 반대하는 보수집권당 매파 대표

中 “영국에 위해만 될 것”…대만분립 세력 지지 중단 촉구

16일 대만을 방문한 리즈 트러스 전 영국 총리가 대만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중국 측이 "위험한 정치쇼"라고 거세게 반박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 영국 총리이자 하원의원인 트러스는 16일 대만을 방문해 닷새간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또한 그는 오는 17일 연설을 통해 서방이 중국을 달래지 말고 대만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할 예정이다.

사전의 공개된 연설문의 제목은 '대만:자유와 민주주의의 최전선에서'며 "중국 정부의 공세에 맞서 대만과 같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그는 연설을 통해 "자유와 민주주의가 없다면 아무것도 없다"라며 "기후변화 분야 등에서 중국과 협력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서방 인사들이 여전히 많다"고 지적할 예정이다.

트러스 전 총리는 중국의 국가 안보 위협은 제재하는 동시에 무역 및 기후변화 분야와 협력하려는 현 정부의 외교 투트랙 방식에 반대하는 보수당의 매파를 대표한다.

지난달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외무장관은 중국을 고립시키는 것은 실수이며 기후 변화와 같은 분야에서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측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주영 중국 대사관은 이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영국에 위해만을 가할 뿐인 위험한 정치 쇼"라고 반발했다.

또한 성명은 "우리는 관련된 영국 정치인이 자신의 잘못을 바로잡고 '대만독립' 분리세력을 지지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영국과 중국간의 관계가 수십 년 만에 최악인 상황에 방문하는 트러스 전 총리는 영국 전직 총리로서는 1996년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총리 이후 처음으로 대만을 방문한다.

트러스 전 총리는 지난해 9월 영국 총리로 취임했지만 과도한 감세안으로 파운드화와 국채 가격이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에 혼란을 빚은 책임으로 49일만에 사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