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나무 갉아 먹어 ‘목조건물의 저승사자’로 불려
비행을 하러 나온 상황이라면 군집이 안정화된 상태
◆…외래종인 마른나무흰개미과로 의심되는 곤충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서울 강남구의 한 주택에서 외래종 흰개미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외래종인 흰개미로 확인될 경우 방제조치와 함께 역학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18일 환경부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한 주택에서 외래종 흰개미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한강유역환경청으로 17일 접수됐다.
앞서 제보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집에서 수십마리의 흰개미가 발견됐다는 글을 올렸고 이를 본 누리꾼들이 국내에서 발견된 적 없는 '마른나무흰개미과'(Kalotermitidae)에 속하는 흰개미로 추정된다며 신고를 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환경부 관련 부서에 신고했으며 환경부는 이날 현장조사단을 파견했다. 조사결과는 19일에 나올 전망이다.
흰개미 전문가 박현철 부산대 생명환경화학과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에 "외국 전문가에게 의뢰한 결과 사진상 마른나무흰개미과에 속한 3종 중 하나로 보인다"고 진단했으며 "세계적으로 가장 골치 아픈 곤충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송정훈 국립농업과학원 연구사도 연합뉴스에 "정확한 종은 군체를 관찰해 병정개미를 확인해야 알 수 있겠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으로는 마른나무흰개미과 흰개미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흰개미가 갉아먹은 나무 기둥 사진=산림청
흰개미는 가장 파괴적인 해충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주로 아열대성 기후인 곳에서 서식하는 흰개미는 목재의 주성분인 셀룰로스 성분을 섭취한다. 국내 흰개미는 습하고 그늘진 곳 나무에만 피해를 준다면 마른나무흰개미과 흰개미들은 모든 나무를 갉아 먹어 '목조건물의 저승사자'라고도 불린다.
박 교수에 따르면 해당 흰개미 수십 마리를 눈으로 확인했다면 수백에서 수천 마리가 이미 안정적인 군집을 이룬 상태일 가능성이 높으며 이미 날개를 달고 비행을 하러 나온 상황이라면 최소 몇 년간 군집이 안정화됐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