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급감하는 도로 예산으로 인해 건설교통부가 내년부터 일부 진행중인 지방의 국도 공사를 2-3년간 중단하는 고육지책을 고려중인 것으로 7일 알려졌다.
또 입체 교차로 등을 갖춘 고규격 국도 건설은 원칙적으로 중단되고 시급한 공사가 아니면 고속도로나 국도에 대한 신규 착공은 전면 보류된다.
건설교통부는 최근 발표한 '한국의 도로정책과 혁신방안' 자료에서 "도로에 대한 과잉 중복투자 논란을 종식시키고 급격한 SOC 투자 감소에 대처하기 위해 도로정책의 일대 전환이 불가피하다"며 이 같은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건교부에 따르면 도로 예산은 2003년 9조원에서 올해 7조3천억원으로 줄었으며, 특히 일반국도 예산은 2003년 1조6천억원에서 올해 8천억원으로 급감했다.
특히 이미 추진중인 고속도로와 국도사업의 잔여 사업비가 65조원에 달하지만 올해 예산(7조2천억원)은 1999년 수준에 머물러 있어, 현재 예산 수준으로는 계획대로 도로 공사를 진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건교부는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건교부는 완공 위주 공사에 집중 투자해 최소한의 시급한 사업을 제외하고는 고속도로와 국도의 신규 착공을 전면 보류하고 중복투자가 우려되는 도로 사업은 타당성을 원점에서 재검증키로 했다.
또 내년 예산이 올해 수준인 7조2천억원 미만으로 반영되는 경우, 사업의 우선순위를 분석해 일부 지방의 국도 공사는 2-3년간 중단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그러나 이미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시공사의 클레임이 제기될 수 밖에 없고, 교통량을 고려할 때 중단되는 국도 공사 현장은 호남과 강원권에 집중될 수 밖에 없어 극심한 반발도 예상된다.
이에 더해 건교부는 국도와 고속도로의 중복투자 논란을 막기 위해 모든 국도의 등급을 폐지하고 최저 등급 수준으로 건설하기로 하는 등 고규격 국도 건설은 원칙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또한 건교부는 불가피한 국도 신규 사업에는 민간 자본을 유치하는 임대형 민자사업(BTL) 방식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기획예산처 등과 협의하고 있다.
모자라는 재원 확충 방안과 관련, 건교부는 상환이율이 연 4-5％인 SOC 국채 발행을 검토하는 한편 국도대체우회도로 공사에는 일종의 외상 공사인 '국고채무부담행위'를 3천억원 이상 증액시키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한편 도로 투자에 관한 정책도 전면 재조정된다.
건교부는 중복투자 논란이 많은 지방보다는 교통혼잡이 심한 도시 인접도로에 대한 투자를 늘려 현재 1대 9인 도시 대 지방의 투자 비율을 2010년까지 3대 7로 변경하기로 했다.
또 대규모 도로 신설보다는 병목 개선, 시설개량 등 기존 도로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투자 방향을 전환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