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공 의혹] ‘가짜뉴스’이고 ‘고발’당해 마땅한가?

고발당한 부승찬…"제 기록이 맞다는 입장"

천공 의혹 보도한 기자 고발당해…대통령실 출입 제한

경찰 “CCTV 분석 종료, 천공 영상 없는 것으로 확인”

여야가 언급한 천공…국힘 “가짜뉴스” VS 민주 “의혹 걷어내야”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시 대선후보는 '대장동 개발' 의혹으로, 국민의힘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는 이른바 '천공 스승' 의혹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천공 의혹 기사들은 일명 '가짜뉴스'로 언급되며, 해당 의혹을 제기한 인물들이 고발당하는 상황까지 이어지고 있다.

■ '천공 의혹'으로 고발당한 부승찬…"제 기록이 맞다는 입장"

2022년 12월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이 당시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천공이 윤석열 대통령 관저 결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의 주장 이후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에 대한 천공 의혹 고발 건은 다음과 같이 진행됐다.

부승찬 전 대변인(前 김종대 전 의원의 국회 보좌관)이 '권력과 안보'라는 제목의 자서전을 통해 같은 주장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계속됐다.

부 전 대변인이 지난 2월 자신의 책을 출간하며 당시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에게 전해 들은 천공의 한남동 공관 방문에 관한 내용을 적었다고 전했다.

대통령 경호처는 2월 2일 공지를 통해 천공의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 방문 의혹 제기는 사실이 아님을 거듭 밝히고, 명확한 근거 없이 무분별하게 의혹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부 전 대변인은 지난 2월 3일 역술인 천공이 윤석열 대통령 관저 결정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실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했다.

4월 19일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명예훼손 등 혐의를 받는 부 전 대변인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4월 27일 부 전 대변인은 2차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그는 "지금까지도 제 기록이 맞다는 입장"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5월 9일 국방부 검찰단이 부 전 대변인의 일기 내용을 바탕으로 한 '권력과 안보' 책을 펴낸 민간 출판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는 5월 12일 성명을 내고 국방부 검찰단의 행위가 "무리하고 불필요한 과잉수사"라고 비판했다.

앞서 3월 3일 국방부는 이미 법원에 해당 책에 대한 판매금지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로 알려졌다.

■ 천공 의혹 보도한 기자 고발당해…대통령실 출입 제한

대통령실이 천공의 대통령 관저 결정 과정 개입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 2곳의 기자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데 이어 해당 기자의 대통령실 출입까지 제한하는 일이 있었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언론 탄압이 도를 넘는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뉴스토마토에 따르면 최병호 기자는 지난 3월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한 긴급 토론회 '2023년, 대한민국의 언론자유를 다시 말하다'에서 대통령실로부터 고발당한 심정을 아래와 같이 전했다.

"무속인 천공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고 일선 기자들을 고발하는 것,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에 대한 국군방첩사령부의 압수수색 등을 보면서 '이 정부가 과거의 권위주의로 돌아가는구나, 이 정부가 다시 민간인 사찰을 하는구나' 라고 많이 느끼게 된다"

■ 경찰 "CCTV 분석 종료, 천공 영상 없는 것으로 확인"

4월 10일 역술인 천공의 대통령실 관저 이전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국방부 등의 관련 CCTV를 확보해 분석한 결과 천공이 등장하는 영상은 없다고 결론 내렸다.

육군참모총장 공관 주변에 설치된 CCTV에서 경찰이 복원한 영상은 지난해 3월 한 달 동안 촬영된 것으로, 총 4TB(초고화질 영화 약 2,000편) 분량이다.

■ 여야가 언급한 '천공'…국힘 "가짜뉴스" VS 민주 "의혹 걷어내야"

국민의힘이 지난 2월 민주당의 천공 의혹 제기에 대해 "청담동 술자리 가짜뉴스 시즌2"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3일 논평을 통해 "하다 하다 이제 거짓 선동의 선봉에 섰다","천공에 대한 민주당의 망상적 집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월 천공 의혹에 대해 7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공화국인지 무속 국가인지 구분되지 않는다","왕(王)자 논란부터 천공 논란까지 무속 의혹 논란으로 더 이상 국가를 흔들지 말자"고 공세를 퍼붓기도 했다.

지난 4월 용산 대통령실 도청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정책위의장이 11일 국회 원내대표회의에서 "미국이든 천공이든 대한민국 국민을 대리한 최고 권력과 최고 기밀을 넘나드는 의혹의 씨앗을 완전히 걷어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의혹의 중심에 있는 천공은 지난 4월 10일 윤석열 대통령 관저 이전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부인하는 진술서를 경찰에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