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합병 한투, 인수주선 KB, 채무보증 메리츠 선두
증권사 부동산PF 연체율 10.4%...1년새 3배 급증
PF손실 반영 따라 유동성 위기 우려
19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54개 증권사의 별도재무제표 기준 올해 1분기 IB 업무 수수료 수익은 74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5281억원) 대비 51.4% 감소했다.
IB 업무 수수료 수익은 인수주선 수수료, 매수합병 수수료,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의 합으로 산정했다. 인수주선 수수료는 IPO(기업공개)와 회사채 발행, 매수합병은 M&A, 채무보증은 부동산 PF, SOC(사회간접자본) 사업과 관련성이 크다.
한국투자증권은 IB 수익이 868억원으로 업계 1위를 유지했다. 매수합병 부문에서 433억원으로 가장 많이 벌었지만 전년 대비로는 65% 줄었다. 1분기중 오브젠, 제이오, 나노팀 등의 IPO를 주관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중소형 IPO 시장 개선에도 불구하고 PF 관련 충당금 전입 영향으로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은 채무보증 374억원 등 총 727억원을 벌어들여 2위를 차지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신규 딜 감소로 IB 실적 감소가 불가피했다"면서도 "롯데건설에 유동성을 지원하는 투자협약을 통해 자본시장의 실물경제 지원 강화라는 글로벌IB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했다"고 밝혔다.
삼성증권의 IB 수익은 전년대비 21.7% 줄어 대형사 중 감소폭이 가장 작았다. 주요 딜로는 삼성FN리츠와 지아이이노베이션 IPO, 롯데케미칼 유상증자, 메디트 인수금융, 포스코와 KT 회사채 대표주관 등이 있다.
KB증권은 인수주선에서 가장 많은 219억원을 벌어들였다. 다만 전체 IB 수익은 1년 전의 1/3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IPO 최대어인 LG에너지솔루션 주관에 따른 기저효과로 분석된다.
NH투자증권(405억원)과 하나증권(392억원)의 IB 수익은 전년 대비 '반토막' 났다. 이밖에 신한투자증권(369억원)과 미래에셋증권(362억원)이 10위권 내 이름을 올렸다.
11위 SK증권은 IB 수익이 202억원에서 265억원으로 31% 증가했다. 인수주선과 매수합병, 채무보증 모든 부문에서 전년보다 많이 벌었다.
증권사의 부동산 PF 연체율이 10%를 넘긴 상황이지만 PF 손실이 실적에 반영되지 않은 점은 불안 요소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PF 부실은 단기적인 유동성 충격보다는 장기간에 걸친 손실 형태로 나타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과 윤창현의원실에 따르면 작년말 증권사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10.4%로 1년 전(3.71%)보다 3배가량 급증했다. 연체잔액도 4657억원에 달했다.
금감원은 최근 '부동산PF 대출 대손상각 관련 유의 사항'이라는 공문을 보내 유동성 관리를 주문했다. 금융당국은 단기자금인 PF ABCP를 장기성 대출로 전환하는 작업도 병행해 시장 변동성을 낮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증권사가 직면한 위험요인은 브릿지론의 부실화"라며 "대형사의 평균적인 자본적정성은 양호하게 유지되겠지만 중소형사는 브릿지론 부담에 따라 업체별 차별화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