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회조사 지난해 26건, 역대 최대...제3국 조립·완성 다수
중국 대상 우회조사 17건으로 1위...한국,대만,인도가 각각 3건
공급망 추적 강화로 중국산 소재·부품 사용에 주의할 필요
◆…자료=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제공
미중 갈등으로 인해 중국산 제품을 제3국에서 우회해 수출할 가능성 커지자 미국이 수입품에 대한 우회조사를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부가 공급망 점검을 강화하고 있어 국내기업의 미국 수출 시 중국산 소재·부품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미국 우회조사의 급증과 우리 기업의 대응방안' 보고서를 18일 발표했다. 우회조사는 반덤핑이나 상계관세가 부과된 수출 규제 제품이 생산이나 선적 방법을 바꿔 기존 조치를 회피하는 우회 수출여부를 가리는 조사다. 적은 노력으로 제재 효과를 높일 수 있어 미국 기업들이 선호한다.
한국무역협회는 미국 조사당국이 중국에서 반덤핑·상계관세 조치를 피하고자 아세안 국가를 통해 우회 수출한다고 판단해 우회조사가 많이 늘어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지난해 신규 '우회조사'는 26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형별로는 제3국 조립·완성이 22건으로 다수를 차지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중국을 대상으로 한 우회조사(17건)가 가장 많았으며 한국,대만,인도가 각각 3건으로 뒤를 이었다. 미국 상무부는 한국산 철강제품이 베트남을 경유해 우회수출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중국을 대상으로 한 우회조사 중 1건은 한국이 경유지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은 중국산 알루미늄 포일(호일)에 부과한 반덤핑 조치를 회피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국 조사당국이 한국을 경유지로 지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머지 13건은 베트남, 말레이시아, 태국 등이 거론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 3월 중국산 알루미늄 호일 우회조사 예비판정에서 긍정 판정을 내린 바 있다. 오는 8월 우회수출로 최종 판정을 받게 되면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고율의 반덤핑·상계관세가 한국산 알루미늄 호일에도 확대 적용된다. 중국산 원재료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하거나 우회 조치의 적절성을 입증해야만 면제받을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반덤핑·상계관세 조치 대상인 중국산 소재를 사용해 생산한 제품을 미국에 수출하면서 국내에서 중요한 형질변경이나 충분한 부가가치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우회 수출로 간주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유진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미국 상무부가 철강·알루미늄 모니터링 시스템 개편을 통해 공급망 추적을 강화하고 있어 미국으로 수출할 때 중국산 소재·부품 사용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어 "우회조사가 시작되면 미국 조사 당국 요청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조사 결과 우회 수출 판정이 내려져도 수급처를 변경하는 방법으로 규제를 피할 수 있지만, 조사에 성실하지 않게 임하지 않으면 원재료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증빙을 제출할 수 있는 자격 자체가 박탈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