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정 검사 "윤석열 전 총장 징계 항소심, 점입가경"… "증인으로 불러달라"

박성준 "한동훈 장관, 윤 대통령에 대한 법무부 징계 정당성 입증하라"

박은정 부장검사(전 법무부 검찰담당관)가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 법무부로부터 받은 정직 2개월 징계처분 취소소송 항소심이 '점입가경'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박 부장검사는 자신을 증인으로 불러달라고 공개 요청했다.

박은정 광주지검 중요경제범죄수사단 부장검사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를 증인으로 불러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원고 윤석열-피고 한동훈 법무부의 재판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점입가경"이라며 법무부의 재판 대응이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박 부장검사는 "윤석열 전 총장 징계 항소심에서 법무부는 1심에서 승소한 변호인들을 해촉한데 이어 어떤 증인도 신청하지 않았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법무부 측 변호인들은 준비서면도 내지 않다가 기일 오전에 부랴부랴 제출했다고 한다"며 법무부의 불성실한 준비 태도를 짚었다.

이어 "급기야 지난 기일에서는 이런 법무부 측 변호인들이 재판부로부터 강한 질책을 받았다고도 한다"고 덧붙였다.

박 부장검사는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비판에도 개선된 부분이 전혀 없어 보인다"며 "이는 전형적인 반 법치적 행태"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법원에 출석한 윤 전 총장 측 증인도 '판사 사찰 문건 전달 지시의 비위가 죄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해묵은 주장만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꼬집으며 "윤 전 총장의 판사사찰 문건 전달 지시와 채널A 사건 감찰 방해 및 수사 방해 행위는 이미 서울행정법원에서 직권남용의 중대비위를 명확히 인정했다"고 지적했다.

박 부장검사는 "이게 재판입니까? 이쯤 되면 국민들 보기 부끄럽지 않나요?"라고 반문하면서 "윤석열 전 총장과 한동훈 장관은 대한민국 법치주의를 형해화하지 마시라"고 촉구했다.

그는 한 장관을 향해서도 "한동훈 장관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반(反) 법치 행위 엄단'을 법무부 중점 추진 과제로 제시했다. '셀프 엄단'은 바라지도 않는다"며 "다만 이대로 맥도 못추고 패소할 의도가 아니라면, 당시 법무부 감찰담당관이자 주임검사였던 저를 증인으로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박 부장검사는 "뭐가 그리 두렵습니까. 할 일 제대로 하는 법원을 두려워할 사람은 오직 중대비위자 뿐일 것"이라고 쏘아부쳤다.

윤석열 대통령은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시절인 지난 2020년 12월 검찰총장에 있었는데, 당시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에서 '채널A 검언유착 의혹 사건'의 감찰과 수사를 방해한 혐의와 '재판부 사찰 문건 작성·배포, 정치적 중립 훼손 등을 이유로 정직 2개월의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이 징계처분 후 윤 대통령은 징계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2021년 10월 1심에서는 패소했다.

그러나 이후 윤 대통령이 당선 되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임명되면서 2022년 6월 1심에서 법무부를 대리해 승소한 변호사들을 해임하고, 2022년 7월 새로운 대리인단을 구성했지만, 박은정 부장검사의 지적처럼 제대로 법적 대응을 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박 부장검사는 이런 상황을 지적하면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 재판에서는 이 사건의 재판장이 법무부의 대응에 대해 재판에 너무 불성실하게 대응하는 것 아니냐며 질타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 민주, "한동훈 장관, 공정한 법치 입증하라"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지난 1심 승소를 이끌어낸 변호인단을 법무부가 전격 교체했을 때부터 예상했지만, 변호인단의 무성의에 실소를 멈출 수 없다. 이 정도면 패소할 결심을 했다고 봐야 한다"고 질타했다.

박 대변인은 "차라리 대통령이 된 원고(윤석열 대통령)의 눈치가 보이고, 법무부 장관이 된 피고(한동훈 장관)의 이익이 달려 있어서, 정해진 각본대로 연극을 하고 있다고 솔직히 인정하라"고 꼬집었다.

그는 1심인 서울행정법원 재판부가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중대한 직권남용의 비위를 인정한 바 있다며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정직 2개월의 징계처분은 징계양정 범위의 하한보다 가볍다"고 일갈한 바 있다고 상기시켰다.

그는 "한동훈 장관이 말하는 공정한 법치의 시작은 '살아있는 권력'을 겨눌 때 비로소 시작된다"며 "법무부는 최선을 다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징계'가 정당했음을 재판부 앞에 입증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