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여인건비·불용인건비 지침 변경하면 해결 가능"
"사측의 입장...'연구자들이 무슨 시간외근무냐'"
항우연 "제도적 미비점 보완 위해 규정 개선 추진"
◆…사진은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1·2단 조립 중인 누리호. 2023.4.11 사진=연합뉴스
'누리호'와 달 탐사선 '다누리' 발사 성공의 핵심 역할을 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의 연구원 일부가 초과근무수당 미지급 문제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항우연 '위성연구소' 소속 연구원 8명은 지난 4월 연구원을 상대로 밀린 초과근로수당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2019년 9월~2022년 4월22일까지 1주 또는 최대 1개월 단위로 24시간동안 3교대 근무를 했지만 야간·휴일 근로수당 총 3000만원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항우연에서 임금 체불 문제가 불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 4월에도 항우연의 연구원들이 연구수당 약 1억원을 받지 못했다며 대전지법에 임금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신명호 과기노조 항우연 지부장은 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큰 국가적 과제를 성공시켰는데 임금처우가 개선된 것은 없고 시간외수당 소송까지 들어갔다. 저는 한 사람의 연구자로서 너무한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사측에서는 열정페이처럼 '연구자들이 무슨 시간외근무냐' 이런 태도들이 작용한 것 같다"며 "최근의 노동개념이나 근로시간 개념하고는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항우연 측은 총액 기준으로 임금상한제가 있어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선 "아마 기관 측에서는 힘들 수 있다. 왜냐하면 저희가 인건비를 민간수탁이나 정부수탁 과제로부터 벌어온다"며 "만약에 저희가 1000억을 벌어왔다해도 기재부가 정한 게 900억이면 100억이 남아도 사용할 수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신 지부장은 "시간외수당이 임금 인상은 아니지 않나. 일은 한 거니까"라며 "잔여인건비나 불용인건비 같은 것들을 사용할 수 있게만 지침을 열어주면 문제가 없을 거라고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향우연에 따르면 인건비 지침 상 휴직·미충원 등으로 사용되지 않은 불용인건비의 경우 정부에 반납해야 하는 재원인 만큼 초과수당을 포함한 직원 임금으로는 사용할 수 없다. 이같은 지침을 위반할 경우 직원 처우개선에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 지부장은 젊은 인력들의 유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항우연의 처우가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로 오래되신 분들은 잘 안 떠나고 젊은 친구들은 이직이 있는 편"이라며 "어쨌든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임금을 올려줘야 새로운 인력들을 충원하는 데 문제가 없다 이런 주장을 했는데도 바뀐 게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항우연 측은 뉴시스에 "현재 위성연구소 소속 직원들의 시간외수당 제기에 대해 긍정적으로 지급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제도적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해 관련 규정 등 제도 개선을 지속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