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권시장협의회 세미나...자본硏 주제발표
배출권 거래대금 1조2666억원...7년만 20배 성장
거래량 10배 늘어...장내 거래비중 60%
◆…배출권 거래제 기본 개념 [배출권시장협의회 제공]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박사)은 12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제1차 배출권시장협의회 자문위원회 발족 기념세미나'에서 '배출권시장 제3자 참여 확대 및 금융시장의 역할' 발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배출권 거래제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비용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제도다. 정부는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연 단위 배출권을 할당해 할당범위 내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허용하고, 여분 또는 부족분을 시장의 거래를 통해 확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배출권 거래시장은 2015년 출범 이후 양적으로 꾸준한 성장을 보였다. 자본연에 따르면 2021년 거래대금은 1조2666억원으로 2015년(624억원) 대비 20배 성장했다. 거래량도 570만톤에서 5470만톤으로 10배 늘었다. 할당배출권(KAU)는 전체 배출권 거래의 약 90%를 차지했다.
◆…배출권 거래량 및 가격 추이 [배출권시장협의회 제공]
장내 경쟁매매 기반인 한국거래소(KRX) 배출권 거래시장을 통한 거래비중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장내거래 비중은 60.4%로 2015년(21.9%) 대비 약 3배 증가했다.
높은 가격변동성과 계절성은 한계로 꼽힌다. 할당배출권의 가격 변동성은 코로나 사태와 맞물려 급증했다. 거래수요 집중, 참여자 부족으로 인한 유동성 저하도 주요 요인으로 언급된다.
또 장내 배출권 가격의 변동폭과 거래량은 이행기간 후반부나 정산시기에 커지는 경향을 보인다. 시장조성자 거래 비중이 증가하고 있으나 자기·위탁매매 목적으로 참여하는 금융기관 등 제3자 참여가 부족한 점도 지적된다.
제3자가 참여하는 배출권거래중개업의 개념은 할당대상업체나 기관이 증권사에 위탁해 배출권 매수·매도를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이 실장은 "제3자 참여로 이질적 참여자가 확대돼 가격 변동성을 완화하고, 장기시계 참여자가 늘면서 계절성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매수-매도 스프레드를 완화하고 수요기반이 확대돼 거래비용과 배출권 가격을 낮출 수 있을 전망"이라고 봤다.
다만 불공정거래 및 시장안정성 훼손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통정매매 등을 통해 배출권가격 시세조종을 수행할 개연성이 있고, 할당업체 수급정보를 사전에 입수해 제3자에게 유리한 거래가 발생할 수도 있다. 특정 할당업체에 유리하거나 불리한 주문을 제시하고, 대규모 매매로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도 있다.
이 실장은 "금융과 유사한 규율을 정립해 불공정거래 조사·감시를 강화하면 된다"며 "보고 및 공시의무, 자율규제를 강화하는 한편 참여자 교육 확대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KAU 배출권 선물·옵션을 상장하고 만기, 결제방식, 포지션 한도 등 유인부합적 상품을 설계하고 배출권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을 확대해 배출권 수요기반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배출권 상장지수증권(ETN),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출시하고 관리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KRX 장내시장에 자산운용사, 은행, 연기금, 개인 등의 참여를 유도하고 경매시장에 무상할당업체, 제3자 등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