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민 수호’ 나선 이태원참사 책임자들? 이상민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

"장관님 상황을 정확히 모르지만, 소방은 재난 특화 조직이고 행안부는 일반 행정부 공무원 조직이다. 행안부 장관의 참사 대처가 늦다 빠르다 판단하는 것은 내 소견으로 어렵다."
- 엄준욱 인천광역시 소방본부장(참사 당시 소방청 119종합상황실장), '행안부 장관의 늦었다고 보는가 빨랐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

"행안부 장관은 시·도 경찰청장 등에게 인력 배치 등, 그 정도 선에서 일반적인 (지시만 가능하다). 개별적·구체적 지시는 장관 직무범위 내 있지 않을 것이다."
- 황창선 경찰청 치안상황관리관, '행안부 장관은 어떻게 지휘 의견을 제시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 출석한 엄준욱 인천광역시 소방본부장과 황창선 경찰청 치안상황관리관은 행안부 장관에게 현장통제 권한이 없음을 강조했다.

한편 청구인(국회) 측 법률대리인은 이날 변론기일 증인신문에서 참사 당시 재난안전통신망이 원활히 사용되지 않은 점을 집중 추궁했다.

 

엄준욱 "소방과 행안부는 달라"

엄준욱 인천광역시 소방본부장(참사 당시 소방청 119종합상황실장)은 이날 헌재에서 열린 증인신문 절차에서 "(재난 현장에서 행안부 장관은) 구체적인 지시를 할 수 없다"며 "지휘·통제를 위한 지시는 현장지휘관들이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회 측이 '이번 참사 대응과 관련, 행정안전부 차원에서 경찰 신속지원 등을 요청한 사안이 있나'라는 질문에 엄 본부장은 "소방청장 직무대리가 보고했을 당시 행안부 장관이 '가용 인력을 최대한 동원해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 측이 '22시 15분께 인지된 이태원 참사에 대해 행안부 장관은 23시 20분께 최초 인지했다는 자료가 있다. 이는 빠른 것인가 늦은 것인가'라고 묻자, 엄 본부장은 "장관님 (상황을) 정확히는 모르지만, 소방은 재난 특화 조직이고 행안부는 일반 공무원 조직"이라며 "소방공무원과 행정공무원 패턴은 다를 것"이라고 답변했다.

엄 본부장은 국회 측이 참사 초기에 재난안전통신망 사용의 미흡을 지적하자 "소방은 재난안전통신망 등 여러 망을 다 이용한다. 현장에서 있었던 일을 소방청 상황실에서 다 듣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국회 측이 재차 '1조 4천억원을 들였다는 재난안전통신망이 아닌 다른 망을 이용했다는 건가'라고 묻자 엄 본부장은 "그건 통신망 담당 부서에 확인해 봐야 할 듯하다"고 답변했다.

 

황창선 "경비국, 행안부 소관"

엄 본부장에 이어 증인신문 절차를 진행한 황창선 경찰청 치안상황관리관은 이태원 참사 관련 행안부 장관의 지시 사항에 대해 "장관께서 (당시) 가용인력 총동원 등의 내용을 부탁했다는 것을, (나중에)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황 관리관은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재난현장에 대한 통제 권한이 없을 것이라고 의견을 표명한 뒤 "시·도 경찰청장 등에게 인력 배치 등을 요청할 수는 있겠지만 구체적인 지시는 직무범위 내 있지 않다고 본다"고 의견을 표명했다.

국회 측이 '참사 당일 용산경찰서 정보과장이 대통령실 인근 집회에 집중하라며 이태원 핼러윈 축제에 정보관을 배치하지 말라고 지시한 바 있다던데'라고 짚자, 황 관리관은 "모른다. 내가 정보 경찰도 아니고"라며 "그런 질의는 경비국 쪽으로 하라"고 맞받아쳤다.

또 황 관리관은 재난 발생 시 재난안전통신망 사용이 미흡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 부분은 통신망을 운영하는 행안부 소관이다. 저는 어떻게 망이 사용됐는지도 모른다"고 답변했다.

이에 국회 측이 '참사 당시 재난통신망을 통해 관련 기관이 동시에 상황을 고유했다면 피해가 최소화되지 않았겠는가'라고 재차 묻자, 황 관리관은 "기관 간 협업을 물어보시는 듯한데 잘 모르겠다"고 했다.

 

헌재, 오는 27일 탄핵심판 변론기일 마무리 밝혀

한편 헌법재판소 재판부는 이날 재판을 마치며 오는 27일 4차 변론기일을 끝으로 사정이 없는 한 변론기일 진행을 종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4차 변론기일에서 청구인(국회 탄핵소추위원)과 피청구인(행정안전부 장관)의 최후 의견진술을 청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