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엔비디아 능가하는 AI칩 발표..대형 고객사는 누구?

미국 반도체 기업인 AMD가 새로운 인공지능(AI) 칩을 공개하며 경쟁사 엔비디아의 제품을 능가했다고 발표했지만, 이를 구매할 대형고객사에 대한 정보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고 로이터가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AMD는 이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MI300X'라는 최첨단 AI 그래픽처리장치(GPU)를 3분기에 출시하고 4분기부터 대량 생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MI300X, Mi300A가 기술 기업이 ChatGPT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드는 비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메모리가 많을수록 칩이 처리할 수 있는 모델 세트가 더 커지는데, 고객 작업량에서 훨씬 더 빠르게 실행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다만 AMD는 이전 발표처럼 주요 고객사를 언급했던 것과 달리, 누가 MI300X를 채택할 것인지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또 칩 가격을 포함한 판매 계획에 대한 세부 정보도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로이터는 AMD에게 대형 고객사가 없다면 힘겨운 싸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MD의 주가는 연초 이후 두 배로 올랐고 지난 13일 초반장에는 1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AI 전략 발표 이후 3.6 % 하락 마감했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3.9% 상승한 410.22달러로 마감해 시가총액이 1조 달러를 넘어선 최초의 칩 제조업체가 됐다.

티리아스 리서치의 케빈 크루웰은 "(대형 고객사가) MI300A 또는 X를 사용하겠다고 밝히지 않은 것이 시장에 실망감을 안겨준 것 같다"고 말했다.

산업 분석가들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80~95%의 시장 점유율로 AI 컴퓨팅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인텔과 세레브라스 시스템즈, 삼바노바 시스템즈 등 여러 스타트업이 경쟁 제품을 보유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엔비디아의 가장 큰 위협은 외부 개발자에게 맞춤형 칩을 대여하는 구글과 아마존닷컴의 클라우드 사업부다.

아울러 엔비디아는 AI 칩뿐만 아니라 10년 이상 관련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있으며 설계에 수년이 걸리는 칩에 무엇이 필요한지 잘 배워왔다.

AMD는 이날 엔비디아의 쿠다 AI 개발도구와 경쟁할 수 있는 로쿰(ROCm) 업데이트판을 공개했다.

AI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개발에 기여하고 있는 메타의 서미스 찬탈라 부사장은 발표에서 "AI 개발자가 '단일 지배적 공급업체'의 제품에서 AMD 제품으로 쉽게 전환할 수 있는 개발도구를 만드는 데 AMD와 긴밀히 협력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한 플랫폼에서 다른 플랫폼으로 전환하기 위해 그렇게 큰 노력이 필요 없다"고 덧붙였다.

산업 분석가들은 메타와 같은 회사가 AMD 칩에서 좋은 결과를 끌어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다른 구매자에게 큰 매력을 줄 거라는 약속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무어 인사이트의 안셀 케이스는 "AMD 칩이 하드웨어 성능 면에서 경쟁력이 있더라도 AMD의 개발도구가 엔비디아의 것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확신하지 못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