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경영연구소 “빅테크, 직접 금융업 진출…금융 게이트웨이로 확장 가능성 증대”
“빅테크와 금융사 중 더 많은 고객접점 보유한 쪽이 주도권”
“금융혁신 제도개선으로 플랫폼 영향력 확대 환경 마련”
“동일 기능, 동일 규제 원칙 실현…소비자보호, 금융안정성 담보해야”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KB경영연구소 고객·디지털연구팀 김준산 연구위원은 16일 보고서에서 "국내 빅테크 기업들은 해외 빅테크들과 달리 직접 금융업에 진출해 기존 금융회사와 직접 경쟁을 하고 최근에는 금융상품 중개를 통해 빅테크 금융플랫폼이 타 금융사에 대한 게이트웨이로 발전 가능성이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국내 빅테크들은 다수의 금융 라이선스를 보유해 애플과 같은 자사 플랫폼 확장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플레이어로서 본격인 금융산업 진출을 추구하고 있다. 카카오는 인터넷 전문 은행 라이선스를 통해 카카오뱅크를, 카카오페이증권은 혁신 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주식거래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최근에는 금융상품 중개를 통해 빅테크 금융 플랫폼이 타 금융사에 대한 게이트웨이로 발전할 가능성도 예상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온라인 대출중개업 라이선스를 토대로 대출 비교 플랫폼을 운영 중이며 네이버파이낸셜은 혁신 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예금 비교 플랫폼 진출 예정이다.
빅테크 금융 플랫폼은 메신저 및 검색 등을 통해 기존 플랫폼과 연계가 가능하므로 상호 간의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으며 빠르게 금융 중개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카카오 페이는 카카오톡과, 네이버파이낸셜의 네이버페이는 네이버 검색과 연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 연구위원은 "금융사와 빅테크가 고객 접점을 두고 직접 경쟁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금융사는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자체적인 고객 접점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료=KB경영연구소 제공
금융사가 빅테크 금융상품 중개 플랫폼에 고객접점을 의존하는 경우 플랫폼에 의해 금융사는 상품가격을 변경해야만 할 수 있으며 플랫폼이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는 경우 특정 금융사 또는 상품에 대한 플랫폼 입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김 연구위원은 "금융사가 상품 판매를 위해 빅테크 플랫폼에 의존하게 될 경우 더욱 많은 금융상품이 빅테크 플랫폼에 집중되어 영향력이 확대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다수의 금융사가 빅테크와 제휴하여 플랫폼 내 금융상품 입점을 추진 중이지만 이는 결국 빅테크 플랫폼을 강화하고 자사 고객 접점을 약화하는 근시안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내에서는 규제 샌드박스 등을 통해 빅테크 금융상품 중개를 제도적으로 허용하여 빅테크가 파트너십을 맺지 않고 직접 금융산업에 진입하여 플랫폼 영향력을 확대시킬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며 "금융혁신을 위한 제도 개선이 당장의 소비자 편익 증대에 초점이 맞추어져 빅테크의 금융산업 진출을 용이하게 함으로써 공정한 시장 질서가 무너지고 금융 안정성이 위험에 처할 우려는 없는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김 연구위원은 "금융사를 비롯한 국내 기관들은 금융 혁신을 위한 제도가 자칫 빅테크의 금융산업 진출 교두보로 활용될 여지는 없는지 면밀히 검토하여 공정하고 안전한 시장 발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 기관들이 협력하여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을 실현하며 소비자 보호와 금융 안정성을 담보하는 동시에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여 금융 플레이어들이 상생하며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