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업 물려주기 안 한다'는 기업의 인식 바꿨다

'가업승계 컨설팅' 도입 1년, 성과 보니

150개 기업에 과세특례 요건 진단 이뤄져

기업 10곳 중 7곳 "가업승계 가능성 긍정"

올핸 대상자 20%↑…수출기업 우선 선정

현재 국세청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가업상속공제·가업승계 증여세 특례를 받을 수 있는 요건을 검증해주고 있는데, 이 '가업승계 세무컨설팅'을 받는 기업인들이 적지 않다. 국세청이 지난해 9월부터 도입한 제도다.

22일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컨설팅을 받은 기업은 150개(신청기업 309개)로, 이들 기업에게는 가업승계 단계에서 놓치기 쉬운 항목에 대한 요건진단과 자문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국세청은 "납세자 실수로 인해 세금혜택을 받지 못한 경우를 방지했을 뿐 아니라, 가업승계를 순조롭게 할 수 있겠다고 긍정적으로 답변하는 비율도 크게 오르는 등 실질적 효과도 확인됐다"고 했다.

올해 컨설팅을 받으려는 기업인은 7월1일~31일 사이 홈택스로 신청하거나, 관할 지방국세청 소득재산세과에 우편·방문 접수를 하면 내부 선정기준을 거쳐 8월 31일까지 선정된 기업에 선정 사실이 통보된다.

누가 세무컨설팅을 받았나
컨설팅은 기업 현장을 방문하거나 지방국세청 대면 상담(또는 전화상담) 등 기업들의 선택에 따라 진행됐다. 국세청이 실시한 조사에서 컨설팅을 받은 이후 가업승계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이다'라는 답변한 기업은 69.6%였다. 컨설팅 전 때는 14.5%에 그쳤었다.

어떤 컨설팅은 받았나

국세청이 밝힌 컨설팅 사례를 보면, B씨의 자녀는 베트남에서 거주하며 해외법인의 현지 납품 관리를 하는 등 가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는 거주자에게만 적용된다. 자녀의 생활기반이 베트남이라면 비거주자에 해당, 세제혜택을 받을 수 없다. 국세청은 B씨에게 '가업승계를 계획하고 있다면 거주자 요건을 갖추어야 하므로 가업승계 전에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183일 이상 거주할 수 있도록 미리 자녀와 협의할 것'을 권유했다.

가업승계 후 사후관리 중인 기업에 대한 컨설팅도 이루어졌다. 30년 경영한 회사의 주식을 2년 전 자녀에게 증여한 C씨의 사례다. 그는 자녀가 아직 경영 경험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본인이 현업에서 대표이사로서 경영이 가능한지 여부가 궁금했다. 가업주식을 증여받은 자녀가 수증일로부터 3년 내 대표이사로 취임하지 않는다면 사후관리 요건을 어겨 감면받은 수십억원의 세금을 도로 토해낼 수도 있다. 국세청은 '대표이사 모두의 의사결정이 필요한 공동대표 제도를 활용해서 공동경영을 할 것'을 권유했다. 가업주식을 자녀에게 증여했더라도 공동경영이 가능하다는 소리다.

올핸 컨설팅 대상 더 늘린다
국세청은 이에 올해는 전년 대비 최소 20% 확대한 수준으로 컨설팅 대상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또 수출 중소기업(2021년·2022년 수출액이 매출액의 50% 이상이거나, 관세청·코트라가 선정한 기업), 30년 이상 가업을 영위한 장수기업을 컨설팅 대상자로 우선 선정한다.

컨설팅 지원 기간은 1년(1년 연장 가능)으로, 지난해 선정된 기업이라면 컨설팅 종료 기간은 오는 8월 말이 된다. 그러나 기업이 연장 신청한다면 '상시 자문'과 '서면질의 최우선 처리'를 1년 더 제공받을 수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컨설팅이 진행되면서 가업승계가 특정한 시점에서의 진단만으로 부족하고 컨설팅 종료 후에도 추가적인 자문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컨설팅 당시 자주 묻는 사안을 쟁점별 문답 자료와 사례별 세액계산방법으로 정리해 납세자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안내 책자를 개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