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단체 "킬러문항 없애도 대체 문제 생겨…교육부 장관이 문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오는 26일 사교육 대책을 발표할 때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의 실체를 공개한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아무리 킬러문항이 없어진다고 해도 그것을 대체하는 문제들이 생기기 때문에 정부가 이 문제를 더 야기시키고 있다는 학부모단체의 비판이 나왔다.

강혜승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장은 23일 "아무리 킬러문항이 없어진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대체하는 문제들이 생기기 때문에 이 문제를 더 야기시키는 지금 교육부 장관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강 지부장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학부모들) 분위기는 매우 불안하고 혼란스럽다. 수능 150여일 정도 남겨둔 시점에서 지금 말씀하신 대통령은 지금 해외 순방 중이고 50만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지금 혼돈의 도가니에 지금 빠져 있다"고 한탄하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이 장관은 22일 "지난 3년간의 수능 문제들, 6월 모의평가 문항 중에서 어떤 것이 킬러 문항인지 가려내고 있다"며 "이런 것이 킬러 문항이라는 것이 바로 감이 올 수 있게 구체적인 사례를 다 공개하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변별력 상실 우려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쉬운 수능이 아니면서 변별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며 "킬러 문항을 내야지만 변별력이 가능하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사교육 이익을 대변하는 논리"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강 지부장은 "킬러문항을 공개해서 올 수능부터는 이런 유형의 문제를 출제하지 않겠다고 할 것인데 지금 학원가는 킬러문항이 없으면 준킬러문항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내서 학생들을 학습시키고 학부모들을 상담하고 컨설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킬러문항에 대해서는 유불리에 따라 입장들이 다르다. 상위권 학생들은 본인들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할 거고, 약간 중하위권들은 킬러문항이 없어지면 유리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수능체계가 1등급부터 9등급까지 나뉘어 있어 변별력은 꼭 있어야 된다. 현 대학 입시제도가 등급을 나누는 상태에서 킬러문항이 생기지 않았을까 하는 근본 원인을 분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교육 이권카르텔에 대해 "카르텔이라는 용어도 범죄용어 같이 느껴진다. 누가 지금 이익을 얻었다는 것인지, 어떤 분들에 대한 이권카르텔을 가지고서 증거를 갖고서 정확하게 얘기하시는 건지 그냥 막 던지시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26일 킬러문항 유형을 공개하고 2주간 사교육 시장을 집중 단속한다고 이권카르텔이 깨질까. 사교육 시장도 뿔나 있고, 학부모, 학생들도 '도대체 어쩌란 말이냐' 한다. 이런 혼란의 중심에 선 교육부 장관부터가 용어선택에서부터 (다시 해) 학교와 교육 현장을 더 혼란스럽지 않게끔 했으면 좋겠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이날부터 다음 달 6일까지 2주간 사교육 이권카르텔·허위과장광고등 부조리 의심 사례에 대한 집중 신고 기간을 운영하여 대대적인 학원가 점검을 예고했다.

초3, 중1 학생 대상 학업성취도평가 실시에 대해서도 "일제고사 부활"이라며 "한날한시에 같은 시험이 아닌 네 가지 유형으로 학교별로 자율 선택해서 하겠다고 하지만 교육부에서 학교별 지역별 수준을 알기 위해서 지침은 분명히 내려갈 것이다. 학교 현장은 교육부에서 지침이 내려오게 되면 따라야 하니 자율적이라고 얘기할 수 없다. 옛날로 회귀하는 구태의연한 생각이고, 미래교육에 있어서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지금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들을 보면 자사고도 외고도 존치하겠다 하고 일제고사를 부활하겠다고 하는 이 방안들이 사교육 시장을 강화시키는 것"이라며 "한편으로 사교육의 이권카르텔을 없애겠다? 이건 난센스도 아니고 코미디도 아니고 한마디로 어이가 없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자사고, 외고가 학교 서열화를 조장한다. 국제중학교 보내기 위해서 학부모들이 사교육 시장에서 초등학교 4학년만 돼도 고등학교 과정을 배우게 하는 상황"이라며 "2025년에 자사고와 외고 등을 일반고로 전환하는 방침을 유지해야지 존치하면 공교육에서 벌써 학교서열화가 되어 있는 부분을 깨뜨릴 수가 없어 사교육은 더 강화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