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연 "이화그룹 사태, 조속히 거래재개하라"

이화그룹株, 거래정지→재개→정지

한투연, 거래소·메리츠에 의혹 제기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가 23일 '이화그룹 사태'와 관련해 성명서를 내고 한국거래소와 메리츠증권에 대한 금융감독원 및 국회의 진상 규명,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의 수사를 촉구했다.

한투연은 이화전기, 이아이디, 이트론 등 이화그룹 상장사에 대해 거래정지, 거래재개, 거래정지가 이뤄진 과정에서 거래소와 메리츠증권의 부당행위가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거래소는 지난달 10일 김영준 이화그룹 회장의 구속 기소에 따라 계열사 3곳에 대한 거래정지를 실시했다. 이튿날 이아이디와 이트론에 대해, 12일 이화전기에 대해 거래를 재개했다가 같은날 3종목 모두 거래정지를 조치했다.

거래소는 이달 9일 이화그룹 계열사 3곳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했다. 전날에는 이화전기와 이트론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하는지 추가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조사기간을 다음달 13일까지로 연장했다.

한투연은 "거래정지 후 하루이틀 만에 거래가 재개된 매우 특이한 상황이다. 투자자들은 거래재개를 대형 호재로 인식했다"며 "거래소는 메리츠증권이 이화전기의 신주인수권 행사 잔량을 전액 매도완료한 10일 장 마감 후 기다렸다는 듯이 거래를 정지했다"고 지적했다.

한투연은 메리츠증권이 이화전기 신주인수권부사채(BW) 지분 전량을 처분해 수익을 확정한 날이 거래정지 직전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메리츠증권은 리스크 관리 차원의 매도였으며 매도시점은 우연의 일치라고 해명한 바 있다.

한투연은 "우연치고는 절묘한 타이밍이 아닐 수 없다. 김영준 회장의 검찰 수사가 이미 진행 중이었으므로 거래정지 시점을 거래소가 어느 정도 조율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고 봤다.

이어 "거래소의 검찰 공소장 내용 입수 과정에 불법이 관여됐는지 엄정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거래소는 27만 소액주주의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가급적 빨리 거래재개 결정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3개 기업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라면 해당사유에 대한 충실한 공시를 전제로 거래정지를 풀어주고, 회사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최종 평가는 시장 판단에 맡기는 방안도 심도있게 검토하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