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 멈췄지만 지도력 치명타 입은 푸틴, 다음 행보는?

“당장의 위험 억제됐지만, 푸틴 권력에는 물음표 남아”

권력 상처입은 푸틴 대숙청 나설 가능성 있어

“프리고진 살해 가능성…푸틴, 배신자 용서 안 해”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 사태가 일단락됐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리더쉽의 내리막이 시작됐다는 외신들의 보도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의 다음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AP통신은 24일(현지시간) 바그너 그룹이 하루 만에 수백km를 진격한 것과 관련해 "반란은 끝났지만, 푸틴 권력에는 물음표가 남았다"며 러시아 정규군의 취약성을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반란이 "푸틴 대통령의 가장 심각한 위기"라며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과 거래를 했다는 사실 자체가 푸틴이 러시아 땅에 대한 독점적인 무력 통제권을 가지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봤다.

영국 BBC는 푸틴 대통령이 지난 24시간 동안 집권 20여 년 만에 권위에 대한 가장 큰 도전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이어 당장의 위험은 억제된 것처럼 보이지만 푸틴 대통령이 더 이상 강해 보이지 않고 심하게 멍든 것처럼 보인다고 보도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푸틴이 연설을 통해 나약한 모습을 보였다며 "러시아인들은 푸틴을 존경했지만, 이제는 상처 입고 실패한 사람으로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 이후 12시간가량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나 25일 방영된 국영 TV 로시야와의 사전 녹화 인터뷰를 통해 "'특별군사작전'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특별군사적전'의 모든 계획과 임무를 실현하고 있는 데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다음 주 정례 국가안보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이라고 말했으나 BBC는 그가 현재 러시아에 있는지조차 불투명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일부는 권력에 상처를 입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 내부의 비협조적인 인사들에 대한 대대적 숙청에 나설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유럽의회 의원 라데크 시코르스키 전 폴란드 외무장관은 BBC에 "푸틴 대통령은 사태에 동요하는 인사들을 숙청할 것"이라며 "정권이 더 권위적이고 잔인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반란 사태를 일으킨 예브게니 프리고진도 안전하지 못할 것이라고 보는 의견도 있다. 질 도허티 전 CNN 모스크바 지국장은 "푸틴은 배신자를 용서하지 않는다"며 "그가 어디에 있든 살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러시아 정규군이 자신들의 캠프를 미사일로 공격했다며 23일(현지시간) 무장 반란을 일으켜 수도 모스크바를 향해 약 1,000km의 거리를 진격했다 하루 만에 중단했다. 당시 모스크바에 발령된 비상사태는 유효한 상태다.

안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회군한 바그너그룹 용병들이 다시 우크라이나 전장으로 복귀할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으며 알렉산드르 루카셴고 벨라루스 대통령이 프리고진과의 협상에 나선 것과 관련해서는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과 직접 협상하면서 스스로를 격하하고 싶지 않았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