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 10주년...거래소, 코넥스시장 발전포럼 개최
"코넥스 상장 실익 높여야...경영권 안정적 유지토록"
"상장사 도입 논쟁에 근거로 테스트베드 역할 가능"
◆…'코넥스시장 발전포럼'은 김윤경 인천대 교수가 '한국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코넥스시장의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발표한 후, 신현한 연세대 교수를 좌장으로 패널 토론이 이어졌다. [사진=김진수 기자]
김윤경 인천대 교수는 3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코넥스시장 발전포럼'에서 '한국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코넥스시장의 역할과 과제'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코넥스(KONEX)는 창업초기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조달과 코스닥 이전상장을 지원하는 주식시장으로 2013년 개설됐다. 코넥스 상장 후 1년이 지나고 지정자문인 추천 등 요건을 갖춘 기업은 신속이전상장 트랙을 통해 코스닥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코넥스시장은 10년 동안 양적 성장을 이뤘지만 한계는 있다. 2013년 45개사였던 상장기업은 2017년 154개사까지 증가했지만 현재 129개사로 감소했다. 10년 동안 283개사 중 90개사가 코스닥으로 옮겨갔다.
시가총액도 개설 당시 4000억원 수준에서 2018년 6조3000억원까지 늘었다가 4조10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코넥스기업이 조달한 자금 규모는 2021년 5348억원에서 지난해 2768억원으로 반토막났다.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코스닥, 장외시장 대비 미미한 수준이다. 5월말 기준 코넥스시장의 일평균거래량은 74만8000주, 거래대금은 26억1000만원 정도다. 기관투자자 비중은 2013년 42.2%에 달했지만 10년뒤 4.9%로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복수의결권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비상장 벤처기업에 대해 11월부터 적용되는 복수의결권을 코넥스 상장사에도 도입하자는 논의다.
지난 4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개정 벤처기업법은 비상장 벤처기업에 복수의결권을 허용한다. 창업자의 지분율이 30% 미만이거나 최대주주 자격을 잃은 경우 최대 10년, 1주당 최대 10주의 복수의결권을 발행토록 하는 제도다. 상장 후 복수의결권 주식은 보통주로 전환된다. 단, 3년 유예를 제공해 이미 상장한 기업과의 형평성 우려가 존재한다.
김윤경 교수는 "코넥스시장의 복수의결권 도입은 상장과 주식분산 인센티브를 강화할 수 있다"며 "테스트베드 역할을 함으로써 국내 상장기업의 차등의결권 도입 논쟁에 근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박사)은 "코넥스 상장에 따른 실익이 코스닥 직상장 대비 크지 않다. 상장 실익을 제고하는 게 시장 발전의 핵심요소"라며 "코넥스기업에 대해서도 복수의결권을 인정하는 방향의 제도 개선을 검토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황 박사는 "분산요건을 강화해 코넥스에 상장했을 때 외부에서 경영권 개입 시도가 나타날 경우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지 기업의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며 "분산요건 강화로부터 오는 기업의 부담감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넥스에 계속 머물고 싶어하는 반대급부 상황이 생길 수도 있지만 추가적인 제도 개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코넥스 벤처펀드와 세제혜택 등을 통해 코넥스 상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정상호 한국거래소 상무 역시 "복수의결권 입법과정에서 코넥스 상장사에 대한 고려가 없었던 것 같다"며 "코넥스 상장사 창업자들이 지분율 하락 때문에 경영권이 약화되는 문제를 해소할 수 있도록 동일하게 허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복수의결권 존속기간 3년이 코넥스 상장사에 역차별이 될 수 있으므로 제외하는 방향으로 관계당국에 건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최수정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실장은 "복수의결권이 비상장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상장시장에서 어떻게 바라볼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배상현 IBK투자증권 본부장은 복수의결권 도입에 대해 "코넥스 기업이나 최대주주 입장에서는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라면서도 "기관투자자 등 반발을 고려해 제도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