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 로이터>
3일(현지시간) CNN은 푸틴 대통령이 4일 화상으로 진행되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며 이번 주 세계의 모든 시선이 푸틴 대통령에게 쏠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SCO는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지역 정치·경제·안보 협의체로 이번 제22회 SCO 정상회의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주재한다. 이 외에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파키스탄 등 8개 정회원 지도자도 모두 참석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이 이 모임을 권력의 이미지를 투사하고 러시아의 파트너 국가들, 더 나아가 전 세계에 그가 확고하게 통제권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코퍼레이션의 수석 국방 분석가 데릭 그로스만은 "SCO 정상회담에 모인 많은 지도자들은 중국과 러시아를 거의 권위주의 정권의 운영 모델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로스만은 "푸틴 대통령이 이번 사태에 대해 눈에 띄게 흔들린다면 그것은 그들에게 무언가를 시사할 것이다. 가장 강한 독재자조차 자국 내 잠재적인 반란에 반드시 면역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CNN은 푸틴의 고전은 중러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중국과 러시아는 작년 2월 전쟁이 발발하기 직전 '무제한 협력'을 선언할 정도로 밀착을 과시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데 이어 전쟁범죄를 저지르고 전장에서 부진하자 기류가 미묘하게 달라졌다.
중국은 러시아의 침공을 직접 규탄하지는 않았으나 자국과 러시아가 군사동맹은 아니라고 선을 긋는 등 거리두기에 들어갔다. 그런 상황에서 바그너 그룹의 반란사태는 푸틴 정권에서 중러관계를 다시 한번 흔들 수 있는 악재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그로스만은 "(시주석은) 이 문제로 유럽과 중국의 관계를 완전히 망치고 싶어하지 않으며, 중국이 전쟁 전보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더 큰 표적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시주석의 이러한 우려보다 중러 간 파트너십이 갖는 이점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도쿄대 아시아고등연구소 마쓰다 야스히로 교수는 "전쟁에서 러시아의 고전은 중국이 통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중국은 난처한 입장에 처해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 주석 역시 자국을 향해 권위와 힘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서 그는 이전과 같이 행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CNN은 이번 회담의 기조연설에서 시 주석의 지지가 있다면 이는 푸틴 대통령에게 분명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SCO의 권위주의 정권 지도자들은 푸틴 대통령의 반란 사태 대응도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카자흐스탄의 경우 지난해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160명 이상이 사망하고 수천 명이 구금됐는데, 사태 수습을 위해 러시아에 군대를 요청한 바 있다. 반면 푸틴 대통령은 이번에 유혈 사태 없이 반란을 중단시켰고 더 나아가 바그너 용병 일부를 러시아 국방부와 계약을 맺게 해 이들에 대한 통제권을 가졌다.
뉴사우스웨일스대 정치·국제관계학 알렉산더 코롤레프는 "중국과 SCO 다른 회원국이 보기에 이것은 놀라운 성과"라면서 "왜냐하면 많은 정치가들이 그렇게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반란이) 푸틴 정권의 끝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권위주의 정권 지도자들은 종종 도전을 받지만 그는 엄청난 도전을 다룰 수 있다는 것을 세계에 보여줬다"고 해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