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금덕 할머니 관련 공탁 건 불수리
민법 469조 ‘당사자의 의사표시로 제3자의 변제를 허용하지 않는 때에는 제3자가 채무 변제를 할 수 없다’
외교부 “불수리 결정, 법리상 승복하기 어려워…즉시 이의절차 착수”
◆…'역사정의와 평화로운 한일관계를 위한 공동행동'에 참여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앞에서 '제3자 변제'를 반대해 온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및 유족들을 대상으로 외교부가 공탁 절차를 개시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이를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법원이 강제징용 피해자의 명시적 의사에 반해 접수된 정부의 '제3자 변제' 거부자들에 대한 배상금 공탁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광주지법은 지난 3일 미쓰비시중공업에 대한 위자료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양금덕 할머니에 대한 공탁서를 접수하고, 논의 끝에 공탁금을 받지 않는 불수리 결정을 했다.
광주지법은 지난 3일 미쓰비시중공업에 대한 위자료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양금덕 할머니에 대한 공탁서를 접수하고, 논의 끝에 공탁금을 받지 않는 불수리 결정을 했다.
공탁은 채권자가 수령을 거부하거나, 채권자가 어디 있는지 알 수 없는 경우 이자가 지연되지 않게 금전을 법원 공탁소에 맡겨 채권 자체에 대한 의무를 면하는 제도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공탁관은 양금덕 할머니 관련 공탁 건은 불수리, 이춘식 할아버지에 관한 공탁은 서류 미비 등을 이유로 반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지법은 민법 469조 '당사자의 의사표시로 제3자의 변제를 허용하지 않는 때에는 제3자가 채무 변제를 할 수 없다'에 따른 조치로 그간 공개적으로 변제 거부 의사를 밝혀온 양금덕 할머니에 대한 공탁 신청을 '불수리'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외교부는 강한 유감을 표하며 불복 입장을 밝혔다. 외교부는 "정부는 (공탁에 대해) 이미 면밀한 법적 검토를 거친 바 있고, 불수리 결정은 법리상 승복하기 어렵다. 즉시 이의절차에 착수해 법원의 올바른 판단을 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교부는 "공탁제도는 공탁 공무원의 형식적 심사권, 공탁사무의 기계적 처리, 형식적 처리를 전제로 해 운영된다는 것이 확립된 대법원 판례"라고 주장했다.
또한, "공탁공무원이 형식상 요건을 완전히 갖춘 공탁신청에 대해 '제3자 변제에 대한 법리'를 제시하며 불수리 결정을 한 것은 공탁 공무원의 권한 범위를 벗어난 것이자 헌법상 보장된 '법관으로부터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외교부는 지난 3일 일본 기업의 직접 배상 등을 요구하며 제3자 변제를 거부해온 원고 4명 몫 판결금과 관련해 "그간 정부와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판결금을 수령하지 않거나 사정상 수령할 수 없는 일부 피해자·유가족들에 대한 공탁 절차를 개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피해자와 유족들은 채권을 없애겠다는 정부의 일방적 조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3월 정부는 2018년 대법원의 배상 확정판결을 받은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 총 15명의 판결금과 지연이자를 일본의 피고 기업 대신에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재단)이 지급한다는 '제3자 변제 해법'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