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비전문 외국인력 제도개선 방안 발표
사업장 변경, '업종 내→업종+지역 내'로 제한
최초사업장 장기근속 유도에 각종 인센티브
◆…정부는 5일 발표한 외국인력 제도개선방안을 통해 "고용허가제(E-9비자) 외국인력의 사업장 변경제도가 큰 폭으로 바뀐다"고 했다. 사진은 지난해 9월 서울의 한 고용센터에서 고용허가업무를 보는 외국인.(사진 연합뉴스)
비전문취업(E-9) 비자 등을 받고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의 사업장 변경에 규제가 가해진다. 외국인 근로자의 입국 초기에 기업의 귀책 사유가 없다면, 앞으로는 권역 내(종전은 업종 내에서 전국 이동) 이직만 할 수 있다. 그간 잦은 사업장 변경 같은 제도적 허점으로 중소기업의 인력난이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정부는 5일 외국인력정책위원회에서 비전문 외국인력의 사업장 변경제도, 숙소비 기준, 주거환경에 관한 개선방안을 의결했다. 정부는 "그간 제기됐던 사안을 종합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작년 9월부터 노·사·전문가 및 고용노동부가 참여하는 실무 TF에서 논의된 의결을 토대로 개선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했다.
방안을 보면 우선 입국 초기에 사용자의 책임이 아닌 사유로 외국인근로자가 사업장을 변경한다면, 내국인 구인노력 기간(7~14일) 없이 바로 외국인력을 신청할 수 있게 된다. 사업장 변경에 따른 사용자의 대체인력을 신속하게 지원하기 위함이다. 정부에 따르면, 입국 후 1년 이내에 최초 배정된 사업장에서 다른 사업장으로 변경하는 비중은 31.5%에 달한다.
특히 일정한 권역(수도권, 충청권, 전라·제주권 등)과 업종 내에서만 사업장 변경을 할 수 있다. 종전까진 업종 내에서 전국적 이동이 가능했다. 이런 규제는 9월부터 입국한 외국인근로자에게 적용된다. 다만, 조선업 등 특별히 인력이 부족한 세부업종에 대해선 업종 내 사업장 변경을 허용한다.
최초 취업한 사업장에 오랜 근무를 유도하도록 재입국 특례요건을 완화(입국 후 4년 10개월 경과시 출국, 6개월 후 재입국 가능)하거나 장기근속특례(동일 사업장 일정 기간 근무시 출국-재입국 없이 계속 근무 허용)를 신설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숙력인력에 대해선 단계적인 사업장 변경 제한 완화도 추진한다. 또 사업장 변경에 관한 예상하지 못한 갈등을 예방하기 위한 '전문가 지원단(노사에 대해 변경사유 및 이력 등 정보 제공)'을 운영한다.
사용자가 외국인근로자에게 숙소를 제공했을 때의 숙소비에 관한 기준도 손질했다. 그간 숙소비에 대한 징수 상한(월 통상임금의 8~20%)을 설정했는데, 지역 시세를 반영하기 어렵고 상한의 적정성 여부도 노사 간 다툼의 소재였다. 정부는 지역 시세(국토부 제공 지역 내 부동산 실거래가 시스템 등 참조)를 고려한 가이드라인을 제시, 당사자 간 협의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한편 정부는 외국인력정책위원회에 이어 종합적인 외국인력 관리대책을 수립·추진할 수 있도록 '외국인력통합관리 추진 TF'를 발족하고, 운영 계획을 발표했다. TF는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이 팀장을 맡고, 기획재정부·법무·행정안전부·산업통상자원부·고용노동부·중소벤처기업부 등 관계부처 차관이 참여한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매월 TF 회의를 개최해서 외국인력제도 전반에 대한 점검을 통해 산업현장의 요구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