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아조우 영웅’ 튀르키예서 생환
유일한 나토 우방 튀르키예 배신… 러시아 반발
“아무도 우리에게 알리지 않아…우크라 튀르키예 협상 위반”
만기 일주일 흑해곡물협상 위기…UN “식량안보 걱정”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튀르키예서 석방된 우크라군 지휘관들 <사진 로이터>
양측은 만기를 일주일 가량 남겨둔 '흑해곡물협정'과 우크라이나 포로 석방과 관련해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포로들이 고국으로 돌아가선 안 된다는 조건으로 포로 교환 협상을 했던 러시아는 포로 석방에 반발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세르게이 러시아 외무장관과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9일(현지시간) 전화 통화를 가지고 흑해곡물협정에 대해 논의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두 장관이 우크라이나 포로 석방과 관련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우크라이나의 마리우폴이 러시아에 함락될 장시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러시아군에 80여 일간 투쟁한 우크라이나군 2,000여 명은 러시아군에 포로로 잡혔으며 이들 중 지휘관 5명은 지난 9월 튀르키예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중재로 이뤄진 포로협상 끝에 튀르키예에 머물고 있었다.
이 가운데 8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휘관 5명과 함께 귀국하며 "우리는 튀르키예에서 돌아오고 있으며 영웅들을 집으로 데려오고 있다"고 밝히자, 러시아는 협의 위반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아무도 우리에게 이를 알리지 않았다. 협의에 따르면 이 지휘관들은 분쟁 종식까지 튀르키예에 머물렀어야 했다"며 "우크라이나와 튀르키예 모두 협상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휘관들의 귀국 배경에 대해서 밝히지 않았으나 러시아 측은 다음 주 북대서양기구(나토·NATO) 정상회의를 앞두고 회원국들이 튀르키예를 압박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 로이터>
흑해곡물협정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길이 막혀 전 세계 곡물 가격이 폭등하자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지난해 7월 체결된 협정이다.
당초 120일 기한이었던 협정은 지난해 11월과 지난 3월 60일씩 연장됐으며 지난 5월 만기를 하루 앞두고 2개월 연장됐다. 다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측이 항구 승인을 제한하는 등 규정을 위반하면서 사실상 협정이 무효한 상태라고 지적하고 있다.
러시아는 오는 7월 17일 재연장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오데사의 피브데니 항을 통과하는 암모니아 파이프라인 송출 재개와 로스셀호스방크의 SWIFT 복귀 등의 요구 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시 흑해곡물협정을 파기하겠다는 입장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협정을 최소 3개월 연장하도록 러시아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흑해는 우크라이나 곡물 대부분이 운송되는 핵심 해상 수출로다. 해마다 4,500만 톤의 곡물을 공급하는 우크라이나의 흑해 항로가 차단된다는 것은 국제 곡물 시장에 큰 위협이다.
유엔 무역개발기구(UNCTAD)의 레베카 그린스팬 대표 또한 전날 5일 "협정이 식량 안보와 남반구 개발도상국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는 협정 문제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