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격차 '역대 최대'..."직접적인 자본유출 가능성 낮아"

자본시장연구원 분석

금리역전 4차례...이번이 1.75%p 최대

자본유출? 글로벌 유동성, 펀더멘털 영향 커

외자조달비용 상승에 대비해야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가 '역대 최대'로 벌어진 가운데 내외금리차 역전에 따른 직접적인 자본유출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0일 '한·미간 금리차 역전 현상 및 영향에 대한 소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자본연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원화 금리가 미달러화 금리보다 낮은 내외금리차 역전현상은 4차례 존재했다. 2000년 초반과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코로나19 위기발생 직전,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초긴축정책 기간이다.

앞서 3차례 시기에는 금리차 역전폭이 1.0%p 이하였으나 지난해 7월 이후 최근의 금리역전폭은 1.75%p로 가장 컸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은 5.25%, 한국은 3.50% 수준이다.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당분간 내외금리차 역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선임은 "내외금리차가 역전될 경우 우리나라에서 미국으로 자본유출이 일어날 것이란 우려가 있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잘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외국인투자자와 국내투자자 모두 내외금리차보다는 글로벌 불확실성에 따른 위험선호 변화나 글로벌 유동성, 나라별 경제펀더멘털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직접적인 자본유출보다는 외자조달비용 상승에 대비해야 한다는 당부가 이어졌다. 이 선임은 "원화 금리보다 미달러화 금리 수준이 더 높은 상황에서는 달러표시 해외채권 발행이나 해외은행 차입금을 통한 외자조달비용이 전반적으로 상승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투자자가 100% 환헤지정책을 사용할 경우 그 비용은 더 커진다. 이 선임은 "환위험 회피를 위해 외환스왑시장에서 외자를 조달하는 경우 자본조달비용이라 할 수 있는 스왑포인트가 이론값인 내외금리차를 반영해 음의 값을 갖게 된다"며 "금리차 역전폭만큼 외자조달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에 유념해 환헤지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본유출에 대한 막연한 우려를 갖기보다는 외자조달비용의 상승에 대비한 전략을 마련하는 게 더 중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