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주가 '과도한 하락'... 증권가, 한미사이언스 재도약에 '주목'

NH투자證 "2분기 R&D 비용 우려와 최근 수급 이슈로 주가 하락폭 확대"

상속세 재원 관련, 라데팡스-한미사이언스 지분 딜 이슈... "오히려 매수 기회"

키움證 "한미약품 목표주가 종전 40만원→37만원 하향 조정"... 실적 악화 이유

한미사이언스, '100년 기업' 목표로 체질 개선 강화... 오너 2세 경영 본격화도

올해 2분기 연구개발(R&D) 비용 쏠림으로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최근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한미약품에 대해 '과도한 하락'이라는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아울러 새마을금고 사태와도 연계되면서 그 영향이 컸다는 분석도 나왔다.

NH투자증권은 10일 한미약품에 대해 과도한 우려와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했다고 평가하면서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43만원을 그대로 유지했다.

한미약품은 최근 3거래일 동안 9.55% 하락했다. 특히 지난 7일에는 5.41% 하락해 낙폭이 컸다. 11일 오전 11시 17분 현재 주가도 전 거래일보다 1.99%(5500원) 하락한 27만1000원에 거래 중이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한미약품의 2분기 실적은 R&D 비용 쏠림으로 이익이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2분기 R&D 비용 우려와 최근 흔들렸던 수급 이슈로 주가 하락폭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2분기 연구개발비 비중은 15.8%로 일시적 상승으로 추정되고, 연간 비중은 13.9%로 기존 추정과 유사하다"면서 "북경한미 성장세와 연간 연결 EBITDA(3100억원)를 감안할 때 여전히 긍정적 실적이 전망된다"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한미약품이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추진 중인 대주주측의 지분 매각 작업, 즉 라데팡스-한미사이언스 지분 딜 관련 새마을금고 우려는 한미약품과 무관하며 오히려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기업 가치와는 무관한 이슈라는 평가다.

그는 "라데팡스PEF 한미사이언스 지분투자의 LP인 새마을금고에 대한 우려 또한 주가에 반영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라데팡스는 오너가(家)의 한미사이언스 지분 11.8% 매입, 필요자금 중 2500억원을 새마을금고로부터 출자 받을 예정"이라며 "한미약품 본업과는 무관하나 상속세 이슈로 센티먼트(부정적)로 연결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직까지 딜에 의지를 보이는 새마을금고 딜 클로징을 지켜봐야하며 잘 마무리될 경우 반영된 우려는 오히려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미약품은 지난 2020년 창업주인 고(故) 임성기 회장이 타계하면서 오너 일가는 5400억원 규모의 상속세를 부담하게 됐다. 일가는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상속세를 5년 간 분할 납부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새마을금고 뱅크런(대규모 인출사태) 우려가 터지면서 필요자금을 출자 받기로 한 라데팡스의 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것이다.

반면 키움증권은 11일 한미약품의 목표주가를 종전 40만원에서 37만원으로 7.5%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올 2분기 R&D 비용 증가로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전망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2분기 실적은 항암제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임상 진척에 따른 초기 임상 비용 증가로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허 연구원은 그러면서도 "하반기에는 머크(Merck)로부터 NASH 치료제 2b상 진입에 따른 마일스톤 유입(추정치 미포함)과 R&D 비용 정상화 등으로 실적 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키움증권은 한미약품의 2분기 매출은 3428억원 영업이익은 327억원으로 예상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와 4% 늘어난 수치다. 컨센서스 대비로는 매출이 3% 영업이익이 23% 밑돌 것으로 추정했다.

전년 동기 대비 두자리수 성장을 보이고 있는 이상지지혈증 복합신약 '로수젯'과 북경한미약품은 주력제품 등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는 분석이다.

한편 한미그룹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7일 '100년 기업'을 목표로 각 그룹사의 강도 높은 체질 개선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을 위한 R&D 경영 기조를 강화하고,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 전반을 아우르는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를 통해 10년 후인 2032년, 그룹사 합산 매출 5조원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한미사이언스의 미래 핵심성장 동력은 ▲혁신신약 R&D ▲글로벌화(化) ▲디지털 헬스케어 등 3개의 축으로 제시됐다.

이중 핵심 자회사인 한미약품의 R&D 전략을 보다 강력하고, 지속가능하며, 실질적 혁신을 창출할 수 있는 방향으로 심도있게 다듬겠다는 게 전략의 주안점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 실장으로 임주현(48) 한미약품 사장이 임명됐다. 임 사장은 임 사장은 고(故) 임성기 명예회장과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의 장녀다.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은 창립 50주년 맞이 미래 성장동력 선정을 포함해 그룹 중장기 전략 전반을 기획하는 핵심조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만큼 임 사장의 경영권이 강화됐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