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피의자의 직무 해당성 여부 등 사실적·법률적 다툼 여지"
법조계 "검찰 측 200페이지 설명, 결정적인 뭔가 없었다" 반증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으로서의 직무냐 문제에 포커스 맞춘 것"
"직무 범위 넓히는 것, 형사법 체계상 맞지 않아…재판서 무죄 가능성도"
◆…대장동 민간 개발업자들을 돕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을 받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30일 오전 구속영장이 기각돼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장동 민간 개발업자들을 돕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을 받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검찰 수사팀의 부담이 더욱 가중되는 형국이다.
법원이 "사실적·법률적 측면에서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기각 사유를 밝힘에 따라 혐의 소명 자체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치권에서 특검 도입 움직임이 나오자 검찰이 지난 3월 '50억 클럽' 수사에 나서면서 늦장 수사라는 비판을 받아왔는데, 이번 구속영장 기각으로 검찰의 부실수사 또는 봐주기 수사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한 것이다.
유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달 30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수재) 혐의를 받는 박 전 특검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며 "피의자의 직무 해당성 여부, 금품의 실제 수수여부, 금품 제공약속의 성립 여부 등에 관해 사실적·법률적 측면에서 다툼의 여지가 있다. 지금 구속하면 피의자를 방어권을 지나치게 제한할 수 있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검찰은 영장 기각 직후 입장문에서 "다수 관련자의 진술과 이를 뒷받침하는 객관적 증거들에 의하면 청탁의 대가로 금품을 수수 및 약속한 점이 충분히 인정되는 상황에서 법원의 기각 사유를 납득하기 어렵다"며 "향후 보강수사를 통해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팀은 '봐주기 수사' 논란에 반발했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200억원 약속이나 변협 회장 선거자금 등은 당초 알려지지도 않은 내용이었다"며 "박 전 특검에 대해 절차적으로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가장 강도 높은 수사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박 전 특검에 대해 사실관계와 법리를 보강한 뒤 구속영장 재청구를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사실관계뿐아니라 법리적 다툼의 여지가 있어 영장 재청구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양지열 변호사는 지난달 30일 MBC '뉴스외전'과의 인터뷰에서 "법원이 검찰이 제시한 소명만으로는 사실상 법률상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했다. 두 가지를 다 지적한 것"이라며 "검찰이 주장하는 그 사실관계도 다 충분하지 않다고 보이고, 그것이 범죄가 된다고 법적인 판단에 있어서도 충분하지 않다고 본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검찰은 박 전 특검이 휴대전화 파손, 사무실 PC 기록 삭제 정황 등을 구속영장 청구서에 담아 영장 발부에 증거 인멸 우려를 강조하고, 200쪽이 넘는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구속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양 변호사는 "200쪽 설명이 필요했던 것은 결정적인 뭔가가 없었다는 것"이라며 "앞뒤를 봤을 때 판사가 이게 정확하지 않은데 증거 인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로 PC를 삭제한 건지 모르겠다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사 착수 이후 영장청구까지) 21개월 동안 박 전 특검의 경우 소환 조사가 3번 정도밖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검찰로서는 입증을 자신할 정도라고 해서 영장을 내밀었는데도 기각당했다고 봐야 할 것인지, 아니면 앞으로 더 수사를 한다고 해도 기간과 투입했던 인력에 비춰봤을 때 얼마나 더 할 수 있을까 라는 내용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검사 출신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10일 조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법원이 기각할 때 사실적인 관계뿐만 아니라 법리적인 부분을 들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수재등) 에 '금융기관의 임직원이 직무에 관하여'라고 돼 있는데,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으로서의 직무냐의 문제에 법원이 포커스를 맞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안 변호사는 "법원은 굉장히 좁게 해석하고 있다. 우리은행 은행장 혹은 의사결정 단계에 있는 사람이라면 해당되겠으나 박 전 특검은 금융기관 이사회 의장으로서 모든 안건을 보고받고 결정하는 게 아니고 이사회에 올라오는 주요 안건에 대해서만 진행·의결 등을 하기 때문에 폭넓게 적용하는 게 맞느냐라는 법리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형사법의 규정은 처벌이 들어가므로 넓게 해석할 수 없다. 기소한 후에도 관련 판례 등에 따라 직무 범위를 넓히는 것이 형사법 체계상 맞지 않기 때문에 법정에서 치열한 다툼이 예상된다. 이 부분을 해결하지 못하면 법정에서 무죄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박 전 특검은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하면서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남욱 변호사 등 민간업자들의 컨소시엄 관련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거액의 돈을 약속받고 8억원을 수수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수재 등)를 받는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이 2014년 11월 대장동 민간사업자들에게 우리은행의 컨소시엄 출자와 1500억원의 여신의향서 발급 청탁 등을 들어주는 대가로 남씨 등으로부터 200억원 상당의 이익을 받기로 약속했다고 보고 있다. 출자가 무산되자 우리은행의 역할이 축소된 뒤 김씨 등에게서 여신의향서 발급 청탁의 대가로 5억원을 받고 향후 50억원을 약정받은 혐의도 있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의 측근을 소환하며 보강수사를 본격화했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지난 7일 박 전 특검과 양재식 전 특검보의 최측근인 허진영 변호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그는 박 전 특검·양 전 특검보가 '대장동팀'과 우리은행의 대장동 사업 참여를 논의한 2014∼2015년 법무법인 강남에서 함께 근무했다.
검찰은 허 변호사를 상대로 양 전 특검보를 통해 박 전 특검에게 민간업자들의 요구사항이 전달된 경위, 박 전 특검의 딸이 화천대유에서 빌린 11억원의 대가성 여부 등을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박 전 특검과 양 전 특검보의 신병확보에 한차례 실패하자 구속영장 기각 사유를 분석한 뒤 보강 수사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수사팀은 보강수사 외에도 '대장동팀에 확정적으로 편의를 제공한다고 약속하지 않았다', '우리은행의 투자를 전제로 한 조건부 약속은 확정적 약속으로 볼 수 없다'는 박 전 특검 측 주장을 뒤집을 '반대 논리'를 구성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확정적 약속 의사가 있었다는 건 관련자 진술과 객관적 자료로 입증됐다고 본다"며 "법원이 일부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했으니 객관적 증거를 보완하고 보다 상세한 의견을 제출해 혐의를 보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법원이 "사실적·법률적 측면에서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기각 사유를 밝힘에 따라 혐의 소명 자체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치권에서 특검 도입 움직임이 나오자 검찰이 지난 3월 '50억 클럽' 수사에 나서면서 늦장 수사라는 비판을 받아왔는데, 이번 구속영장 기각으로 검찰의 부실수사 또는 봐주기 수사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한 것이다.
유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달 30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수재) 혐의를 받는 박 전 특검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며 "피의자의 직무 해당성 여부, 금품의 실제 수수여부, 금품 제공약속의 성립 여부 등에 관해 사실적·법률적 측면에서 다툼의 여지가 있다. 지금 구속하면 피의자를 방어권을 지나치게 제한할 수 있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검찰은 영장 기각 직후 입장문에서 "다수 관련자의 진술과 이를 뒷받침하는 객관적 증거들에 의하면 청탁의 대가로 금품을 수수 및 약속한 점이 충분히 인정되는 상황에서 법원의 기각 사유를 납득하기 어렵다"며 "향후 보강수사를 통해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팀은 '봐주기 수사' 논란에 반발했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200억원 약속이나 변협 회장 선거자금 등은 당초 알려지지도 않은 내용이었다"며 "박 전 특검에 대해 절차적으로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가장 강도 높은 수사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박 전 특검에 대해 사실관계와 법리를 보강한 뒤 구속영장 재청구를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사실관계뿐아니라 법리적 다툼의 여지가 있어 영장 재청구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양지열 변호사는 지난달 30일 MBC '뉴스외전'과의 인터뷰에서 "법원이 검찰이 제시한 소명만으로는 사실상 법률상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했다. 두 가지를 다 지적한 것"이라며 "검찰이 주장하는 그 사실관계도 다 충분하지 않다고 보이고, 그것이 범죄가 된다고 법적인 판단에 있어서도 충분하지 않다고 본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검찰은 박 전 특검이 휴대전화 파손, 사무실 PC 기록 삭제 정황 등을 구속영장 청구서에 담아 영장 발부에 증거 인멸 우려를 강조하고, 200쪽이 넘는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구속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양 변호사는 "200쪽 설명이 필요했던 것은 결정적인 뭔가가 없었다는 것"이라며 "앞뒤를 봤을 때 판사가 이게 정확하지 않은데 증거 인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로 PC를 삭제한 건지 모르겠다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사 착수 이후 영장청구까지) 21개월 동안 박 전 특검의 경우 소환 조사가 3번 정도밖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검찰로서는 입증을 자신할 정도라고 해서 영장을 내밀었는데도 기각당했다고 봐야 할 것인지, 아니면 앞으로 더 수사를 한다고 해도 기간과 투입했던 인력에 비춰봤을 때 얼마나 더 할 수 있을까 라는 내용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검사 출신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10일 조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법원이 기각할 때 사실적인 관계뿐만 아니라 법리적인 부분을 들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수재등) 에 '금융기관의 임직원이 직무에 관하여'라고 돼 있는데,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으로서의 직무냐의 문제에 법원이 포커스를 맞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안 변호사는 "법원은 굉장히 좁게 해석하고 있다. 우리은행 은행장 혹은 의사결정 단계에 있는 사람이라면 해당되겠으나 박 전 특검은 금융기관 이사회 의장으로서 모든 안건을 보고받고 결정하는 게 아니고 이사회에 올라오는 주요 안건에 대해서만 진행·의결 등을 하기 때문에 폭넓게 적용하는 게 맞느냐라는 법리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형사법의 규정은 처벌이 들어가므로 넓게 해석할 수 없다. 기소한 후에도 관련 판례 등에 따라 직무 범위를 넓히는 것이 형사법 체계상 맞지 않기 때문에 법정에서 치열한 다툼이 예상된다. 이 부분을 해결하지 못하면 법정에서 무죄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박 전 특검은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하면서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남욱 변호사 등 민간업자들의 컨소시엄 관련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거액의 돈을 약속받고 8억원을 수수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수재 등)를 받는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이 2014년 11월 대장동 민간사업자들에게 우리은행의 컨소시엄 출자와 1500억원의 여신의향서 발급 청탁 등을 들어주는 대가로 남씨 등으로부터 200억원 상당의 이익을 받기로 약속했다고 보고 있다. 출자가 무산되자 우리은행의 역할이 축소된 뒤 김씨 등에게서 여신의향서 발급 청탁의 대가로 5억원을 받고 향후 50억원을 약정받은 혐의도 있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의 측근을 소환하며 보강수사를 본격화했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지난 7일 박 전 특검과 양재식 전 특검보의 최측근인 허진영 변호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그는 박 전 특검·양 전 특검보가 '대장동팀'과 우리은행의 대장동 사업 참여를 논의한 2014∼2015년 법무법인 강남에서 함께 근무했다.
검찰은 허 변호사를 상대로 양 전 특검보를 통해 박 전 특검에게 민간업자들의 요구사항이 전달된 경위, 박 전 특검의 딸이 화천대유에서 빌린 11억원의 대가성 여부 등을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박 전 특검과 양 전 특검보의 신병확보에 한차례 실패하자 구속영장 기각 사유를 분석한 뒤 보강 수사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수사팀은 보강수사 외에도 '대장동팀에 확정적으로 편의를 제공한다고 약속하지 않았다', '우리은행의 투자를 전제로 한 조건부 약속은 확정적 약속으로 볼 수 없다'는 박 전 특검 측 주장을 뒤집을 '반대 논리'를 구성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확정적 약속 의사가 있었다는 건 관련자 진술과 객관적 자료로 입증됐다고 본다"며 "법원이 일부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했으니 객관적 증거를 보완하고 보다 상세한 의견을 제출해 혐의를 보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