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바그너 무장해제 완료 단계"…우크라 전장서 철수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무장 반란 사태가 2주가량 지난 가운데 러시아 국방부가 바그너그룹의 무장해제 수순이 완료되는 단계라고 밝혔다.

러 국방부는 12일(현지시간) 영상을 통한 성명에서 바그너그룹으로부터 러시아 정규군이 전차, 미사일 및 중화기 등을 포함해 2,000개 이상의 장비와 2,500톤(t) 이상의 탄약을 인도받았다고 밝혔다.

무장 해제가 완료된다면 우크라이나 동부전선에서 가장 치열한 전투를 치렀던 바그너그룹은 전장에서 완전히 철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러시아 정규군이 자신들의 캠프를 미사일로 공격했다며 23일 무장 반란을 일으켰으나 모스크바를 200km 남겨두고 이를 중단했다. 반란이 일어난 지 36시간 만이었다.

당시 프리고진은 알렉산드로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러시아 정부와 합의했으며 크렘린궁은 프리고진에 대한 기소를 취하하고 프리고진이 러시아를 떠나 벨라루스로 망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연설을 통해 "바그너 그룹 용병들이 원할 경우 벨라루스로 이주하거나 국방부와 계약을 체결하거나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바그너그룹의 무장 해제와 철수도 이에 따른 수순으로 보인다.

한편 무장 반란 사태 당시 바그너그룹이 러시아 핵 기지에 접근해 초소형 전술핵인 '핵 배낭'을 탈취하려 했다고 알려지면서 이 사건이 프리고진이 하루 만에 협상하게 된 배경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0일 바그너그룹이 모스크바로 진격하는 도중 분견대가 핵무기 기지로 우회했다고 밝히며 소식통을 인용, 당시 우려한 러시아 당국이 루카셴코 대통령을 통해 프리고진과 협상에 나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