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효자상품이었던 ‘종신보험’... 인기 추락 원인은?

생명보험의 주력상품으로 꼽혔던 '종신보험'의 인기가 점점 추락하고 있다. 비싼 보험료라는 인식과 함께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가입 필요성이 줄어들면서 최근 5년새 가입금액 기준 약 40%가 감소했다.

종신보험은 가입자의 사망 시 거액의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으로 1960년대 첫 등장 이후 한때 집안의 가장이라면 반드시 가입해야 할 보험으로 알려지면서 생명보험사의 '효자 상품'이었다.

그러나 보험료 자체가 비싸고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종신보험의 필요성이 적어지면서 현재는 외면받는 실정이다.

■ 종신보험 신계약, 2017년부터 급감하는 추세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종신보험 신계약건수는 2017년 157만건에서 지난해 106만건으로 약 50만건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신계약금액도 87조3301억원에서 49조1315억원으로 약 40% 낮아졌다.

종신보험은 2015년, 신계약건수 207만건, 누적금액 129조원을 기록하며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2016년 이후부터 인기가 식으며 판매량이 꾸준히 감소세다.

보험업계에서는 현재 고금리로 인해 종신보험의 금리 매력이 낮아진 영향도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젊은 세대는 이전 세대와는 다르게 먼 미래를 바라보고 가입하는 종신보험보다는 눈앞에 당장 보이는 질병, 상해를 보장받을 수 있는 상품에 비중이 쏠려 있다.

■ 보험설계사들의 '불완전 판매'로 신뢰 낮아진 영향도 

한때 보험설계사들이 90년대 경쟁적으로 이 상품을 팔면서 과도한 수당 챙기기와 종신보험을 저축성 상품처럼 판매하는 '불완전 판매' 영업 형태로 종신보험의 신뢰도는 급속히 추락한 상태다.

영업현장에서는 여전히 불완전 판매 영업 형태가 이어지고 있어 종신보험은 민원 통계에서도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생명보험사에서 제휴 법인보험대리점으로 제공하는 교육자료에도 종신보험 본연의 기능보다 해지환급금을 위주로 강조하는 내용을 부각시키고 있어 소비자의 이목을 끌지 못하고 있다.

해지환급금은 해지했을 때 받는 돈으로 저축성보험의 만기환기금과는 성격이 다르다. 예·적금도 마찬가지다.

보험설계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고객이 저축상품으로 가입했다가 뒤늦게 종신보험으로 확인하고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여전하다"면서 "금융감독원의 불완전 판매 제재 경고에도 영업현장 상황은 변하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 신종 종신보험 출시 및 새로운 활로 찾는 보험사들 

생보사들은 새로운 고객을 잡기 위해 신종 종신보험을 출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푸르덴셜생명(현 KB라이프생명)은 사망보험금을 담보로 노후 소득을 보장하는 '역모기지 종신보험'을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 노후 소득을 확보하려는 가입자가 몰리면서 일반 종신보험보다 인기를 끌었다.

교보생명은 지난 2월 유방암, 여성 생식기암 등을 보장하는 여성 특화 종신보험을 내놓았다. 건강보험과 결합해, 주요 질병 발생 시 가입 금액의 140%를 진단 보험금으로, 이후 사망하면 10%를 사망보험금으로 지급한다.

또한 생보사들은 종신보험 외의 암보험이나 건강보험 등에 주력하며 활로 찾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달 14일 필요한 보장만 선택해서 설계할 수 있는 건강보험을 내놨다. 한화생명은 지난 5월 최대 가입 나이를 기존 30세에서 35세로 확대한 어린이보험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