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장 없이는 위험 따를 것”….러 없는 곡물수출 공식화 경고
“식량 무기화” 비난한 미 서방에 “파렴치하다”
“아프리카에 무료 곡물 지원할 의향 있어”
◆…지난 6월, 흑해곡물협정에 따라 흑해 항구에서 나서는 곡물 선박 <사진 로이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흑해 항구를 통해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가능하게 했던 흑해곡물협정의 중단을 발표하면서 세계 식량 안보 위기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8일(현지시간) "우리는 전장에서 가까운 지역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적절한 보장 없이는 위험이 따를 것"이라며 "따라서 러시아 없이 무언가(곡물 수출)가 공식화된다면 이러한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느 국가가 어느 정도로 이 같은 위험을 감수할지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페스코프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가 곡물 운반선이 사용되는 인도주의 회랑을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그는 "그간 러시아는 협정 연장 조건이 이행되지 않았음에도 관련 의무를 이행하고 협정을 여러 번 연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전날 "러시아의 지속적인 식량 무기화"를 비난하며 협정 복귀를 촉구한 앤서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등 서방을 겨냥해 "파렴치하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동안 아프리카 최빈국은 협정의 가장 적은 혜택을 받았지만, 러시아는 그들에게 무료로 곡물을 공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앞서 빈곤 국가들에 대한 지원을 목적으로 했던 흑해곡물협정이 부자 국가들에 대한 우크라이나 식품의 상업적 수출로 변질했다며 협정을 지속할 근거가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흑해는 우크라이나 곡물 대부분이 운송되는 핵심 해상 수출로다. 해마다 4,500만 톤의 곡물을 공급하는 우크라이나의 흑해 항로가 차단된다는 것은 국제 곡물 시장에 큰 위협이다. 앞서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흑해곡물협정이 세계 식량안보에서 "필수 불가결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흑해곡물협정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길이 막혀 전 세계 곡물 가격이 폭등하자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지난해 7월 체결된 협정이다.
당초 120일 기한이었던 협정은 지난해 11월과 지난 3월 60일씩 연장됐으며 지난 5월 만기를 하루 앞두고 2개월 연장됐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오데사의 피브데니 항을 통과하는 암모니아 파이프라인 송출 재개와 로스셀호스방크(러시아 농업은행)의 SWIFT 복귀 등을 요구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며 협정 만료일인 지난 17일 이를 중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