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 오데사 항구 공습 이어 다뉴브강 곡물 수출 대체로 공격
드론 공격으로 곡물 창고 3개 파괴 “우크라 곡물 완전 차단”
“국제 곡물 인프라, 경로 막힐 시 빠르게 타격 입을 것”
유엔, 러에 최근 제안 따라 흑해곡물협정 복귀 거듭 촉구
◆…러 국방부가 공개한 영상 속에서 러시아군이 흑해에서 유도 미사일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로이터>
지난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가능하게 했던 흑해곡물협정에서 이탈한 후 우크라이나의 크름반도 드론 공격에 대한 보복 공습이라는 명분으로 일주일간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에 공습을 퍼부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새벽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흑해 항구의 대체 곡물 수출로 사용하고 있는 다뉴브강의 기반 시설을 공격했다.
올레 키퍼 지역 주지사는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 테러리스트들이 밤새 오데사 지역을 다시 공격했다. 이번에는 다뉴브강의 항구 인프라가 그들의 목표"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 레니-오데사는 현지 관리의 말을 인용하여 다뉴브강 항구 도시인 레니에서 드론 공격으로 곡물 창고 3개가 파괴됐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 또한 영상을 통해 루마니아에서 다뉴브강을 건너는 중요한 교통 요충지인 레니의 손상된 곡물창고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러시아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는 유럽연합(EU)을 통한 곡물의 육로 및 내륙 수로 수출을 한 달 100만 톤으로 확대했으며 이 같은 대규모 수출은 루마니아 항구와 다뉴브강의 인프라를 이용해 왔다.
한 유럽 무역상은 "러시아는 지난 몇 달간 우크라이나의 육로와 내륙 수로 곡물 인프라를 공격하지 않았다"며 "이 경로가 막히면 국제 곡물 인프라가 빠르게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프랑스의 한 상인 또한 이번 공격이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에 대한 큰 타격"이라며 "흑해 회랑이 없고 현재 대체 경로에 대한 공격이 있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곡물을 우크라이나 밖으로 반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키퍼 주지사는 "러시아는 우리 곡물의 수출을 완전히 차단하고 세계를 굶주리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우크라이나 오데사 지역에서 콤바인이 보리를 수확하고 있다. <사진 로이터>
그는 "러시아 연방이 나의 최근 제안에 따라 흑해곡물협정 이행으로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며 "국제사회가 이 중요한 노력에서 효과적인 해결책을 위해 단결하라고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1일 구테흐스 사무총장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협정에 재개하는 대가로 러시아 농업은행의 자회사를 국제은행간결제시스템(SWIFT)에 연결하는 것을 제안한 바 있다.
러시아는 자국의 요구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며 협정 만료일인 지난 17일 이를 중단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조건이 충족된다면 즉시 곡물협정의 협상에 복귀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러시아의 요구 조건은 △러시아 농업은행(로스셀호스방크)의 SWIFT(국제간은행결제시스템) 복귀 △러시아에 대한 농업 기계 및 부품 수출 재개 △러시아 선박 및 화물에 대한 보험 및 항구 접근 제한 해제 △우크라이나 오데사에 위치한 암모니아 송출 파이프라인 재개 △러시아 비료 기업의 계정 및 재무 활동 차단 해제로 총 5가지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가 이전에 합의한 이 모든 조건이 충족된다면 우리는 즉시 협정에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흑해곡물협정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길이 막혀 전 세계 곡물 가격이 폭등하자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지난해 7월 체결된 협정이다.
흑해는 우크라이나 곡물 대부분이 운송되는 핵심 해상 수출로다. 앞서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흑해곡물협정이 세계 식량안보에서 "필수 불가결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