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무인기 MQ-9에 플레어 발사…최근 근접 비행 등 공격행위 늘어
러 "美주도 연합군, 24시간 동안 규정 10번 위반…허위 정보 유포"
시리아서 美 철수 원하는 이란…러, 우크라전 이란 지원에 의존
"미국, 시리아에서 몰아내려는 러와 이란의 공동 노력"
◆…러시아 전투기가 26일(현지시간) 시리아 상공에서 또다시 미국 무인기MQ-9에 플레어를 쐈다. MQ-9 무인기 <사진 위키피디아>
AP통신에 따르면 익명의 미 국방부 관리들은 이날 러시아 전투기가 시리아 상공에서 작전 중이던 미국 무인기 MQ-9에 플레어(조명탄)를 발사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무인기가 손상을 입은 것으로 밝혀졌다. 플레어는 열추적 미사일을 피하기 위한 조명탄이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초기 보고에 따르면 이번 주에만 두 번째로 러시아 전투기가 우리 드론에 위험할 정도로 근접 비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슬람국가(IS) 무장 세력에 대응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미국 무인기에 근접 접근하고 플레어를 쏘는 것은 국제 규범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AP통신은 최근 러시아 전투기들이 미국의 유 무인 항공기에 대해 위험할 정도로 근접 비행하거나 조명탄(플레어)을 터뜨리며 미국의 대응에 대한 의문을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전날 25일(현지시간)에도 미국 공군은 러시아 전투기가 시리아 상공에서 위험할 정도의 근접 비행을 하며 MQ-9을 플레어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러시아 플레어 중 하나가 미국 MQ-9을 타격해 프로펠러가 심하게 손상됐다"면서 "다행히 비행을 유지하고 기체를 본거지로 안전하게 회수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반면 러시아 측은 이와 관련해 미국을 비난하며 미국 주도 연합군의 항공기가 지난 24시간 동안 러시아와의 규정을 10회나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시리아 주재 러시아군 조정센터의 올레그 구리노프 소장은 미국 드론이 26일(현지시간) 새벽 시리아 상공에서 러시아 전투기 2대에 위험할 정도로 근접 비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의 Su-34와 Su-35 전투기가 이에 대응해 조명탄을 자동 발사했다고 설명했다.
구리노프 소장은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러시아와의 평화 협정을 어기고 시리아 상공에서 불법 비행을 하고 있으면서도 대중에게 러시아 측이 위험한 기동을 한다고 비난하면서 허위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러시아와 미국은 모두 시리아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러시아는 시리아 지도자 바샤 알-아사드 정부를 지원하며 미국은 쿠르드족이 지원하는 시리아 민주군(SDF)과 함께 IS 극단주의자들에 대항하는 작전을 펼치고 있다. SDF와 아사드는 내전 중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이 같은 공격적 행위는 시리아에서 미군을 축출하고자 하는 이란의 목표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며 향후 이러한 충돌이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AP통신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에 대한 이란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주의 수호 재단의 존 하디 러시아 프로그램 국장은 "미국을 시리아에서 몰아내려는 러시아와 이란의 공동 노력의 일환"이라며 "이들은 미국이 결국 철수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미국의 대응과 양국의 분쟁 격화 여부에 대한 우려가 생기고 있다. 하디 국장은 "러시아인들이 직접적인 대결을 정말로 원하는 것 같지는 않지만, 우리 드론을 파괴한다는 것은 막다른 골목길에 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