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4112억 적자전환…화학·윤활유는 전분기대비 이익 늘어
◆…SK이노베이션 최근 5년 분기별 영업실적. 2023년 2분기는 잠정실적.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8일 공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8조 7272억원, 영업손실 1068억원, 당기순손실 1204억원으로 잠정 집계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5.9% 줄고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적자로 전환된 실적이다. 전분기에 비교하면 매출이 2.2%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고 순이익 적자도 지속됐다.
지난해 2분기 고유가와 정제마진 급등에 힘입어 2조 3292억원으로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호황을 누린 뒤 하반기부터 유가 하락세가 시작되고 정제마진도 손익분기점으로 평가되는 배럴당 4~5달러 내외를 오가다 재차 하락해 4분기 7000억대 적자에 이어 이번에도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널뛰기 실적을 내비치게 됐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지난해 2분기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치솟은 뒤 하락세를 거듭해 연말 80달러 내외 수준까지 떨어졌고 올 상반기 70달러대에서 횡보했다. 증권업계 등에 의하면 정재마진도 작년 2분기 말 역대 최고 수준인 배럴당 20달러를 돌파했으나 하반기 손익분기점을 밑도는 수준까지 하락했으며 올 초 10달러까지 반등했지만 2분기 3.5~4.5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이에 직전분기 274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석유사업이 4112억원 적자로 돌아서 전사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석유개발사업도 유가와 함께 하락한 가스가격의 영향에 전분기에 비해 39.9% 줄어든 영업이익 682억원에 그쳤다.
반면 화학사업이 전분기 대비 59.3% 늘어난 1702억원, 윤활유가 같은 기간 0.3% 증가한 259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정유 부문의 부진을 상쇄해냈다.
SK이노베이션은 "화학사업은 납사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관련손실과 수소 등 부산물 판매 수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파라자일렌(PX) 중심의 견조한 시황으로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613억원 증가했다"면서 "윤활유는 수요 약세로 인한 판매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유가 하락에 따른 원가 감소 요인에 마진이 개선돼 전분기보다 이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지난 2021년 4분기 1조 665억원의 매출을 시현했던 배터리 사업이 매분기 외형 성장을 거듭해 올 2분기 3조 6961억원의 매출을 거둔 것에 이어 영업적자 규모도 1분기 3447억원에서 1315억원으로 2000억원 가량 손실폭을 줄였다. 판매량 증가와 신규공장 수율 향상,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수혜 반영 효과가 배터리 실적 개선에 주효했다는 평가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AMPC로 1670억원의 효과가 반영됐다고 집계했으며 이 효과가 하반기 더 늘어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SK온이 상승세를 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소재사업도 주요 고객사의 판매량 증가에 따른 매출 효과에 직전분기 40억원 영업손실에서 2분기 1억원으로 39억원 가량 적자폭을 줄였다.
이 회사는 하반기 석유사업의 시황이 개선돼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2분기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하락이 공급과잉 등의 문제가 아닌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작용한 결과였던 만큼 하반기 미국 긴축기조 완화, 드라이빙 시즌, 항공수요 증가, 석유수축국기구와 비회원 산유국 협의체 오펙플러스(OPEC+) 감산 조치 이행, 중국 내수 시장의 점진적 회복 등에 정제마진의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란 것이다. 아시아 지역 정기보수 시즌 진입도 긍정적 요인으로 상반기 대규모 정기보수로 1100억원 규모 기회손실이 발생했던 SK에너지는 3분기 정기보수 계획이 없다.
최근 ESG리포트를 통해 오는 2026년까지 1조 790억원을 미래 에너지 기술과 사업에 투자한다는 중기 전략을 발표한 SK이노베이션은 아모지(암모니아 기반 수소 연료전지), 펄크럼 바이오에너지(폐기물 가스화 통한 합성원유 제조), 에어레인(가스 분리막 전문) 등에 투자를 진행 중이다.
회사측은 "배터리 포함 그린 포트폴리오 강화와 기존 석유화학 사업의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 전환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