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영 교수 "과거 S&P 신용등급 강등 때와 지금 상황 달라.. 미 경제 탄탄"
"美 국채 금리 오르면, 韓 금리 인기 떨어져.. 덩달아 채권 금리 상승할 것"
"연동된 예금, 대출, 주담대 등의 금리에도 영향"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에 설치된 모니터에 한국 국채수익률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한국 국채 금리도 영향을 받아 결국 예금과 대출 금리까지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의 금리 동결과 상관없이 상승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허준영 서강대 교수는 지난 8일 SBS시사교양라디오 '미국 국채 금리 급등..미국 국채가 우리랑 무슨 상관이 있길래 주목해야 할까'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허 교수는 이날 지난 2011년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했을 때와 달리, 이번엔 미국 경제가 탄탄하기 때문에 피치(Fitchratings)의 신용등급 강등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과 지난 2011년을 비교하면 미국의 경제 상황이 아예 다르다"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는데, 당시 미국은 경기 부양을 엄청나게 했다. 이에 미국에 굉장한 재정 부담이 생기면서 부채가 늘었는데, 또 국가부채 한도 상향 협상을 했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2000년대 초반 GDP 대비 미국 부채 비율이 50% 정도였다. 그게 10년만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끝나고 나서 100%까지 올라갔다. 신용평가사들은 아무리 미국이라도 심하지 않냐며 부채도 많은데 또 한도를 올리냐고 신용등급을 강등시키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2008년부터 글로벌 금융위기가 딱 터지고 양적완화를 했는데, 2011년쯤 그 규모를 축소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신용등급도 강등됐는데 양적 완화도 주니까 시장은 패닉이 온 것이다. 이에 역설적으로 안정적인 국채로 몰린 것이다"라고 말했다.
허 교수는 "당시는 점점 안 좋아지는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금리 인상의 끝이 보이는 시점이고, 미국 경제도 탄탄하다는 점이 다르다"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허 교수는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한국 국채도 영향을 받아 결국 대출 금리, 주담대 금리 등도 연달아 오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 국채 금리가 올라가면, 한국 국채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지면서 가격이 낮아지고 금리는 올라가게 된다. 이런 식으로 미 국채 금리가 올라가면 우리 국채도 따라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한국 국채를 안 사는 사람이라고 상관 없는 게 아니라, 한국 국채 금리가 움직이면 여러 채권 금리가 함께 움직이면서 결국 예금과 대출 금리와도 연결된다. 시차를 두고 예금, 대출, 주담대 금리 등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다"라고 전했다.
허 교수는 이어 미국 부채한도 협상으로 부채 한도가 늘어나면서 추가로 국채가 발행되면, 한은이 금리를 동결해도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은행이 자금 조달하는 방법에는 은행채를 조달하거나 예금을 유치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미 채권 금리 상승으로 부담이 생기면 은행들 입장에서도 은행채 금리도 올라 부담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이에 "은행채 금리가 올라 부담이 커지니 예금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예금 금리를 올리게 된다. 그럼 대출 금리도 연동돼 같이 오를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